유엔, 북 작황조사 가계 식량상황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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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구호기구들이 3일부터 북한의 농작물 수확과 북한 주민의 식량 보유와 관련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보름 동안 특히 북한 가정의 식량 상황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의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이 북한의 ‘작황과 식량안보 평가’(Crop and Food Security Assessment)를 위한 현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과 식량농업기구의 전문가 4명과 북한에서 활동하는 유엔 요원들로 구성된 4개 조사단이 오는 17일까지 북한 9개 도의 29개 군에서 작황과 식량 상황을 조사합니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부원장은 초여름 일부 지역에 큰물피해가 났지만, 전체 작황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벼 작황은 지난해보다 많은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권태진:

“옥수수는 수확이 끝났을 테고 지금쯤 벼를 한창 수확하고 있을 겁니다. 벼농사의 시작이 늦긴 했지만 9월 들어 좋은 날씨가 이어졌기 때문에 수확은 순조로운 것으로 보입니다. 수해로 황해도 지역의 벼 수확이 조금 줄겠지만, 전체적으로 북한의 벼 수확량은 지난해보다 조금이라도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지난 2월에 이어 8개월 만에 진행되는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북한 가정의 식량상황과 식량 재고에 대해서 예년보다 더 자세한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권 부원장은 전망했습니다.

권태진:

“올해는 소비 조사를 평소보다 더 치밀하게 진행할 것입니다. 북한이 식량이 부족하다며 올해 들어 계속해서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유엔 기구들은 가계 단위의 식량 상황이 실제로 어떤지를 자세하게 조사할 것으로 봅니다.”

유엔의 조사단이 도시와 농촌의 가정집을 방문해서 식량 재고와 부족분을 추산하는 자료를 설문조사를 통해 수집한다고 권 부원장은 설명했습니다.

권태진

: “식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하루에 식사를 몇 번 하고, 지난 일주일 동안 어떤 것을 먹었고, 주식과 부식은 무엇이며, 가계에 식량이 얼마만큼 남았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세계식량계획과 식량농업기구는 1995년부터 매년 한 두 차례 북한 당국의 초청으로 조사단을 북한에 보내서 작황과 식량 상황을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2005년에서 2007년, 그리고 2009년에는 북한 당국의 초청이 없어 무산됐었습니다.

가장 최근의 조사는 지난 2월에 시행됐습니다.

세계식량계획과 식량농업기구, 유엔아동기금(UNICEF)의 공동 조사단은 지난 겨울 한파로 북한의 식량 사정이 더 나빠졌다면서 어린이와 임산부, 노인 등 북한 주민 600만 명이 굶주릴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세계식량계획은 5세 이하 어린이와 임산부를 중심으로 내년 3월까지 북한 주민 350만 명에 식량을 제공하는 긴급식량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