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북 식량지원 논의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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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국에 식량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에서도 이에 관한 논의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이 분배 감시에 관한 조건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식량 지원의 재개는 여전히 민감한 사안입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식량 지원과 관련해 많은 대화와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사정에 밝은 미국의 외교 소식통이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힌 내용입니다.

미국 정부가 2008년 민간단체를 통해 식량을 지원할 당시에도 깊이 관여했던 이 소식통은 다시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는 문제와 관련해 미국에서 많은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As for food aid, there is a lot of conversation going on.)

이 소식통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는 이유로 말을 아꼈지만 미국 정부 또는 민간단체 사이에서 대북 식량 지원의 재개에 관해 어느 정도 논의나 검토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북한이 분배 감시에 관한 기준을 충족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고 보지만 아직 미국 정부가 식량 지원을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또 미국의 전직관리도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미국에 식량 지원을 요청하면서 분배 감시에 대한 요구를 수용한다는 내용도 오고 갔다고 전해 사실상 북한에 대한 미국의 식량 지원 문제가 조금씩 고개를 드는 모습입니다. 한국의 동아일보도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인도주의적 대북 식량 지원을 일단 긍정적으로 검토하며 한국 정부의 의견을 타진했다고 지난달 28일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곧이어 지원한 식량에 관한 분배 감시의 투명성을 언급하며 현재(at this time) 북한에 대한 미국의 인도주의적 지원 계획은 없다고 지난달 31일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무부는 “지원계획은 없지만, 식량 지원을 중단하지 않았으며 인도주의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별개”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상황에 따라 식량 지원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도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미국과 북한의 대화가 재개되면 북한에 대한 미국의 식량 지원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과 전략국제문연구소의 래리 닉시 박사 등 대다수 전문가는 미국 정부가 그동안 식량 지원의 걸림돌이 돼온 분배 감시의 투명성에 관한 조건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관리와 의회 관계자도 ‘지원된 식량이 필요한 주민에게 돌아간다’는 이른바 분배 감시에 대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식량 지원의 재개는 어렵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습니다.

한편, 유엔 세계식량계획의 나나 스카우 북한 담당 대변인은 미국의 식량 지원에 관한 소식을 아직 듣지 못했다며 오는 5일, 북한의 식량 사정을 점검하기 위해 일주일간 북한을 방문한다고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2008년 북한에 지원하기로 한 50만 톤의 식량 가운데 16만 9천 톤을 전달했지만 분배 감시의 투명성에 관한 갈등 이후 북한의 일방적인 거부로 이듬해 3월 중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