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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중순 북한에서 식량 실태 조사를 마친 미국의 민간단체들은 어린이, 임산부, 노약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식량 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에서 활동하는 5개 미국 민간단체인 머시코, 사마리탄 퍼스, 글로벌리소스 서비스,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 그리고 월드비전은 2월 중순 북한 식량 실태 조사를 위해 7명의 전문 조사단을 파견했습니다.
조사단은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평안남북도와 자강도의 병원, 고아원은 물론 협동농장 등 45곳을 두루 방문하고, 북한의 극심한 여름철 홍수와 겨울철 이상 한파에 국제 곡물가 상승이 겹쳐 북한의 만성적 식량난이 한층 심각해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머시코의 조이 포텔라 공보담당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보낸 자료를 통해 특히 배급 식량에 의존하는 주민이나 어린이, 노약자, 임산부 등 취약 계층의 영양 결핍이 심각하다고 밝혔습니다. 조사단은 따라서 춘궁기가 오기 전에 어린이와 산모 그리고 만성질환자에게 고단백 영양식품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습니다. 지난 6개월간 저체중아 출산과 영양결핍으로 인한 환자가 급증했고 식량난이 지속될 경우 취약층의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입니다. 조사단은 또 식량부족으로 영양결핍에 걸린 많은 사람들이 풀이나 약초로 연명하기 위해 벌판을 헤매는 것을 목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사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여름철 홍수로 야채, 옥수수, 쌀 수확량이 예상치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고, 66년 만에 가장 추웠던 겨울 한파로 밀과 보리 수확은 물론 초기 감자 농사에도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올해 총 예상 수매량을 32만 5천 톤에서 20만 톤으로 줄였는데 지금까지 그 중 극히 소량만 구매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한, 북한 당국은 2천 400만 명에 달하는 북한 주민은 연간 793만 톤의 식량을 필요로 하는데 지난해 농업생산량이 512만 톤에 불과하기 때문에 6월 중순이면 식량보유고가 바닥이 날 것으로 추정합니다. 또한 북한 주민 1인당 하루 배급식량이 400그램도 되지 않아 열량 섭취가 성인의 하루 필요량의 절반 수준인 1천 250 칼로리도 안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편, 북한의 관리로 구성된 조미민간교류협회(KAPES)는 조사단이 그동안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지역까지 조사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은 봄에 추수하려던 밀과 보리의 최대 80%까지 지난 몇 달간 계속된 극심한 한파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