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로 대북 식량 지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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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의 홍수 피해로 국제사회의 지원이 집중되고, 러시아의 가뭄으로 곡물 수출이 금지되는 등 지구촌의 자연재해가 북한의 식량 지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식량계획의 북한 내 활동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도 18개월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유엔의 세계식량계획(WFP)은 전 세계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자연재해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이 감소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의 나나 스카우(Nanna Skau) 북한 담당 대변인은 전 세계적으로 자연재해가 증가하고 인도주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대북 지원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The amount of humanitarian crises have increased in recent years, for example the number of natural disasters is increasing. Funding for WFPs operations, activities in DPRK have been decreasing the last 18 months.)

스카우 대변인은 기부 국가의 결정에 따라 아이티와 칠레의 지진, 최근에는 파키스탄의 홍수 피해 등에 우선적으로 국제사회의 지원이 집중되는 반면 북한은 자금부족으로 식량 지원을 위한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북한 내 식량 지원과 활동을 위한 자금이 지난 18개월 동안 계속 줄었다면서 250만 명의 북한 여성과 임산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영양 공급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스카우 대변인은 덧붙였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앞으로 2년간 대북 사업으로 9천600만 달러의 예산을 책정했지만 지금까지 확보한 지원 예산은 단 1%에 불과합니다. 또 현재 보유한 식량으로는 앞으로 약 두 달 정도만 제한된 규모의 식량 지원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또 스카우 대변인은 이처럼 대북 지원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감소함으로써 지난달에는 애초 계획했던 여성과 어린이의 절반에게만 영양식과 비타민 등을 제공했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거듭 호소했습니다. (In July only around half of the pregnant and lactating women and children WFP planned to assist received blended fortified foods enriched with vitamins.)

이와 함께 국제 곡물가의 상승도 북한의 식량 지원을 더 어렵게 할 전망입니다. 러시아가 심각한 가뭄으로 곡물의 수출을 금지함으로써 국제 곡물가의 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식량계획도 국제 곡물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만큼 북한 주민을 위해 식량을 사들이고 지원하는 데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2008년에도 국제 곡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세계식량계획을 비롯해 식량을 지원하는 세계 민간단체들이 대북 지원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지난달 북한과 비슷한 시기에 홍수 피해를 입은 파키스탄에 국제사회가 지원한 금액은 19일 현재 4억 2천만 달러가 넘습니다. 미국이 1억 달러 이상을 전달한 것을 비롯해 유엔 기구와 아시아, 유럽 내 국가 등 50개가 넘는 나라와 단체가 파키스탄을 돕는 데 집중했습니다. 아이티와 수단, 아프가니스탄, 에티오피아 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규모 지원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북한이 받은 국제사회의 지원은 초라합니다. 올해 5개 국가만이 대북 지원에 동참했으며 유엔의 중앙긴급구호기금을 제외하면 각 국가의 순수 대북 지원액은 550만 달러에 불과합니다.

특히 이번 홍수피해에서 북한이 유엔을 통해 받은 국제사회의 지원은 아직 없으며 유엔 기구가 홍수에 대한 긴급 구호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북한 측에 통보했지만 북한이 아직 아무런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