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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식량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설사 중국으로부터 원조를 받아낸다고 해도 ‘주민들의 먹는 문제 해결에는 돈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성휘 : 춘궁기를 맞으며 심각한 식량난에 직면한 북한에서 갈수록 아사자가 늘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지난 4월 말까지 키로당 500원 선에 머물던 식량가격도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5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한 북한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함경북도 부령군과 연사군의 식량난이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부령군 고무산 노동자구에서는 ‘고난의 행군’때처럼 아사자들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국경지역뿐만 아니라 황해북도와 강원도 지역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라면서 “전국적으로 아사자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북한 양강도의 소식통도 “절량세대가 늘어나면서 농촌들에서는 지난해 탈곡하고 버린 콩 껍질까지 가루 내어 먹는 실정”이라며 “감자껍질과 술 깡치도 없어서 못 먹는 형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양강도 내에서도 식량난으로 “김형직군과 풍서군이 제일 고생한다”며 “김형직군과 풍서군은 지난해 냉해를 입어 농사를 망친데다 가을에도 눈이 일찍 내려 다 지어놓은 곡식마저도 얼쿠어 버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김형직군과 풍서군에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굶어죽었고 먹을 것이 없어 일하러 나가지 못하는 절량세대들이 대부분”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7일, 탈북지식인들의 단체인 ‘NK지식인 연대’도 함경북도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식량가격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키로당 650원 선을 돌파했고 옥수수는 350원을 웃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4월 중순 350원까지 하락했던 식량가격이 불과 보름사이에 배로 뛰어 올랐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이 중국으로부터 원조를 받는다고 해도 “주민들의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돈을 쓰지 않을 것 ”이라는 것이 북한 내부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제 중국에서 식량이 들어온다고 해도 주민들의 손에까지 닿으려면 5월말이 지나야 하는데 그때면 벌써 시금치도 나고 산나물도 돋아 굶어죽는 사람들이 없을 것”이라면서 “식량문제보다는 지금 당장 급한 국가적인 ‘대상건설’에 돈을 투자하려 할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함경북도 소식통도 “당장 자재가 보장된다고 해도 2012년까지 벌려놓은 건설을 다 끝낼 수 있겠는지 걱정인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 언제 쌀을 사 인민들을 먹이겠냐?”며 “김정일의 중국방문도 식량문제나 인민생활 문제보다는 당장 건설에 투자할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북한은 2012년 강성대국 완성을 목표로 희천발전소, 백두선군청년발전소, 어랑천발전소와 같은 수많은 발전소건설과 평양시 10만 세대살림집건설, 흥남비료공장 현대화사업, 백두산 관광철도를 비롯한 건설 사업들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 자금난으로 일부공사는 아예 중단하고 진행 중인 공사도 상당히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