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위안화 상승· 폭우로 쌀값 50%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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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위안화 가치 상승과 북한 중부지방을 강타한 폭우로 열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북한에서 며칠째 식량가격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식량배급을 받지 못하는 취약 계층들은 쌀 가격 상승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함경북도 지방을 비롯한 북한 전역에서 식량가격이 열흘사이에 500원(kg) 가량 폭등했습니다.

함경북도 회령시 장마당에서는 쌀 kg당 1,300~1,500원에 거래되고, 무산군 장마당에서는 1,400원, 청진시 장마당에서는 1,500원을 넘어섰다고 복수의 대북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이는 지난 21일 kg당 1천 원 선에서 거래되던 청진 장마당의 쌀 값 보다 무려 500~600원 가량 상승한 가격입니다.

북한 주민들이 주식으로 먹고 있는 강냉이 가격은 kg당 700~7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지난 20일 kg당 500원에 거래되던 청진시 장마당 가격보다 200원이나 더 오른 셈입니다.

남한의 대북 인권단체인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성통만사)’도 29일 “함경북도 청진, 무산군 지역에서 쌀 1kg에 1,400원, 강냉이 가격은 750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이틀 전에 1,100원에 팔리던 쌀이 불과 이틀 사이에 300원이나 폭등했다”고 전했습니다.

때문에 공장에서 배급도 받지 못하고 노임(월급-2천원)도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 노동자들은 “아직 햇곡식이 나오자면 1달은 더 버텨야 하는데, 뭘 먹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한다고 함경북도 지방과 연락하고 있는 탈북자들이 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김성남(가명. 37세)씨는 “남한에 나온 탈북자들이 보내주는 돈으로 먹고 사는 국경지역 사람들도 어렵다고 하는데, 평안도나 자강도 사람들은 어떻게 먹고 사는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했습니다.

북한의 식량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는 우선 중국 위안화 상승이 첫째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30일 현재 함경북도 청진, 무산 등 지역에서는 중국 돈 100위안은 북한 돈 3만원에 환전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7월 20일 경 중국 돈 1위안에 200원 할 때보다 무려 30%가량 상승한 환율입니다. 때문에 중국에 위안화를 주고 식량을 수입하던 외화벌이 기관들은 위안화 가치가 상승하자, 외화 확보가 어려워 쌀 수입에서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한편, 중부지방을 강타한 폭우로 산사태가 나면서 열차운행이 중단된 것도 쌀 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주민들은 “이번 장맛비에 철길이 붕괴되어 열차가 다니지 않는다”면서 “식량 재고가 없는 지방에서는 쌀값이 하루아침에 몇 백 원씩 폭등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일경에 내린 폭우로 함경남도와 평안남도를 잇는 양덕고개의 철로가 붕괴되어 열차운행이 전면 중단됐습니다.

여름에 들어서면서 보유했던 식량을 다 소비한 대부분 가정들은 걱정이 태산 같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화폐개혁 때 북한 돈 100만원을 잃었다는 청진시의 한 주민은 “화폐교환 이전에는 나도 꽤 산다는 축에 끼었지만, 지금은 쌀 사 먹을 돈도 없어 아내가 장마당에서 두부를 팔아 연명하는 신세가 되었다”며 한탄하기도 했습니다.

화폐개혁 때 돈을 잃은 사람들의 구매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이번 식량가격 상승은 도시의 취약계층들을 크게 위협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