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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식량농업기구 FAO는 홍수나 냉해와 같은 자연재해의 피해를 줄이는 환경친화적 보존농법의 전수를 포함한 올해 대북 식량안보사업이 한반도의 정치적 긴장과 세계의 경제난으로 취소됐다고 밝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식량농업기구의 티어도어 프리드리히 (Theodor Friedrich) 곡물 생산 체계 강화 담당관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세계 경제난으로 기술협력사업(TCP: Technical Cooperation Project)에 대한 지원자금이 대폭 삭감되면서 북한에 대한 ‘식량안보’ 사업이 취소됐다고 밝혔습니다.
프리드리히 담당관:
지난해 경제난으로 기술협력사업 지원금이 급격히 감소했는데요. 이탈리아는 지원금을 50%나 줄였습니다. 북한을 둘러싼 정치적 긴장상황은 기금을 모으는 데 악영향을 끼칩니다. 그래서 올해 사업이 취소된 나라 중에 북한이 포함된 것이죠.
프리드리히 담당관은 자금 규모가 줄면서 국제적인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에 대한 사업이 취소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 사업계획이 취소되자 보존농법의 확대실시가 어려워졌다고 덧붙였습니다. 프리드리히 담당관은 2003년부터 일 년에 두 번씩 약 일주일 북한을 방문해 이모작과 환경친화적인 보존농법을 전파해 온 농업기술 전문가입니다.
프리드리히 담당관은 홍수가 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척박하고 딱딱해진 땅에 빗물이 흡수되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 보존농법을 전국으로 확대해 홍수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프리드리히 담당관:
홍수로 인한 범람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됩니다. 비옥한 토양은 빗물을 잘 흡수해 낮은 지역에서 범람하는 일이 훨씬 줄어들게 됩니다. 2007년 북한에서 홍수가 났을 때 보존농법으로 토양을 관리하던 지역에서는 홍수피해도 적었고 다른 토지보다 몇 주 전에 다시 경작이 가능했습니다. 전국적으로 보존농법을 보급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환경친화적인 무경작 보존농법을 도입한 북한의 일부 협동농장에서는 비료, 노동력, 연료의 사용이 감소하고 생산성은 늘었으며, 집중호우나 가뭄에도 수확량이 비교적 안정되었다고 프리드리히 담당관은 밝혔습니다. 보존농법은 비료 대신 작물그루터기를 남겨 분해시키면서 수분을 더 잘 보존하여 물의 사용도 줄이고, 쟁기질을 하지 않거나 최소화하여 토양의 영양분을 만드는 미생물 층을 파괴하지 않는 친환경 농법입니다.
그러나, 북한에는 극히 제한된 지역에만 보존농법이 실시되고 이에 필요한 농기구가 자체 생산되지 않고 있습니다. 보존농법에 필요한 경작하지 않고 씨를 뿌리는 기계 등은 복잡한 기술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흙이 닿는 부분에 강철을 사용해야 하는데 북한에는 전기와 내수용 철이 부족해 브라질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프리드리히 담당관은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