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
지난 3월초,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발생한 전쟁비축식량 도난사건이 주민들 속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노동당중앙위가 주도하는 합동수사대까지 조직되었지만 아직까지 범인들의 행적은 오리무중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3월 1일 새벽 5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기동타격대와 보위부가 긴급 출동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회령시 대덕리에 있는 ‘2호 창고’가 괴한들의 습격을 받았다는 긴급연락 때문이었습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회령시당 책임비서 허영규와 인민위원장 황민이 직접 사건보고를 받은 즉시 현장을 찾았다”면서 “하지만 현장을 지키던 보위대원들로부터 범인들이 복면을 쓴 군인들처럼 보였다는 것밖에 별다른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전해 왔습니다.
회령시 인민위원회 산하 량정과에 소속된 2호 창고는 돌발적인 자연재해와 유사시에 대비해 주민들이 먹을 식량을 비축하는 장소입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대덕리에 있는 2호 창고에는 현재 100톤 규모의 식량을 저장할 수 있는 창고 8개가 있으며 22명의 전문 관리인원과 경비임무를 맡은 11명의 인민보위대원들이 지키고 있다는 것 입니다.
그중 2개의 창고는 텅 비어있고 나머지 6개의 창고들은 절반, 혹은 그 이상의 식량들이 저장되어 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보위대가 습격을 당한 시간은 3월 1일 새벽 1시 경이며 범인들은 철조망을 넘어 들어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경비임무를 맡은 보위대가 초소에서 모두 잠을 자고 있어 범인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것입니다.
스키모자로 얼굴을 가린 두 명의 범인은 보위대원들이 저항하지 못하도록 경비용 자동보총(소총)을 빼앗고 그들의 신호에 따라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다른 범인들이 식량창고를 습격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무장경비를 서고있는 국가식량창고 습격소식에 북한 당국은 경악했고 노동당조직지도부 시군지도과 함경북도 담당지도원을 수사책임자로 내정하고 중앙검찰소와 국가보위부 인원들로 조직된 긴급 수사조를 파견했습니다. 그러나 범행이 있은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사건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이에 대해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국가식량창고를 털린 것도 문제이지만 범인들이 경비용 총에 장탄돼있던 공탄 5발과 실탄 10발을 가지고 달아났다”며 “회령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호 행사(현지시찰)가 자주 있는 곳이어서 탄알들을 무조건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잃어버린 식량은 통강냉이(옥수수) 300kg이지만 보통 한 사람이 3~40kg의 식량밖에 나르지 못한다는 점에서 10명가량의 인원이 범행에 가담했으며 군복차림으로 미루어 볼 때 주변 군부대 군인들로 추정된다는 것입니다.
수사당국은 이번 사건을 주변에 있는 인민보안부 내무군 산하 8총국 군인들의 소행으로 짐작하고 있을 뿐입니다. 급해맞은 수사당국이 “범인들을 용서할 테니 가져간 탄알들만이라도 리 보안소(파출소) 마당에 던져 넣으라”고 설복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범인들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