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과 대북 식량지원 협의 내용을 이례적으로 공개하고 나선 데 대해 미국 의회는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특히 애초 논의 중이던 지원 규모를 더 늘리고 옥수수 등 알곡을 지원 내역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북한 측 요구에 대해서는 전용 우려 탓에 미국이 수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 의회 관계자는 11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현재 국무부가 고려중인 대북 식량지원은 죽 형태의 영양강화식품뿐으로 콩과 옥수수 등 알곡은 고려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의회 관계자는 국무부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지는 못했지만 간접적으로 확인한 결과 보존 기간이 한 달 남짓한 영양식품을 매달 일정량씩 나눠 북한에 지원하는 것으로 논의가 진행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의회 관계자는 미국은 지원된 식량이 주민들에게 곧바로 분배되지 않고 따로 보관될 가능성을 아예 차단하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요구 대로 알곡 형태로 지원될 경우 의회를 중심으로 전용 가능성이 제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한 의회 소식통은 대북 식량 지원에 관한 거부감이 미국 의회 내에 여전한 상태에서 전용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는 알곡 지원에 국무부가 섣불리 나서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앞서 미국 워싱턴의 외교전문 잡지인 '포린 폴리시'도 지난 달 대북 식량지원과 우라늄 농축 잠정 중단을 통한 6자회담 재개를 골자로 한 미국과 북한 간 합의가 공식 발표되면 워싱턴에서 논란이 일 전망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