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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국과 북한 간 3차 고위급 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이 식량지원 문제를 제기하면 논의한다는 방침이지만 미국 의회는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주 의원들을 포함한 미국 의회 관계자들에게 북한이 이번 베이징 회담에서 식량지원 문제를 제기할 경우 이를 막을 도리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의회 소식통은 22일 미북 간 회담을 앞둔 데이비스 대표가 지난 15일 하원에서 열린 의회내 일본 연구 모임 주최의 강연회에 참석해 북한의 식량지원 요구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회담에서 미국이 먼저 대북 식량지원 문제를 언급하진 않겠지만 북한이 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커 이를 피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는 지적입니다.
데이비스 대표는 회담을 하루 앞둔 22일 오후에도 베이징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주민들의 복지에 관심이 있다며 대북 영양지원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
데이비스 대표
] 비핵화 뿐 아니라 다른 문제들, 즉 핵무기 전파 방지, 그리고 인도주의 문제 등도 다룰 겁니다.
하지만 이번 베이징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식량지원 문제가 한꺼번에 다뤄질 가능성에 대해 미국 의회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한 의회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의회 소식통은 데이비스 대표가 지난 주 의회 강연에서 핵 외에도 식량지원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을 언급하자 한 의원이 대북 식량지원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정치적인 사안과 분리돼야 할 인도주의적 문제가 한꺼번에 다뤄지는 데 대한 의회 내 거부감이 여전하다는 겁니다.
북한으로부터 비핵화 사전 조치 이행 약속을 받아 내는 것 못지 않게 앞으로 의회로부터 대북 협상과 관련해 이해와 협조를 이끌어 내야 할 국무부 대북 협상팀으로선 쉽지 않은 선택이 될 거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