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국 눈치보느라 대북 식량지원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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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식량지원을 포함한 대북정책에서 동맹국인 한국의 입장만 고려하느라 ‘미국의 외교’가 실종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모튼 아브라모위츠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최근 북한문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에 올린 글에서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한 미국의 태도를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아브라모위츠 전 차관보는 미국과 한국의 동맹 강화에 힘써온 오바마 행정부가 한국의 입장을 고려해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에 소극적이라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그는 한국 정부가 기아에 직면한 북한 주민들에 대한 미국의 식량지원을 막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브라모위츠 전 차관보는 미국이 한국의 입장을 고려하느라 북한 주민들이 굶어 죽거나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상황을 방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브라모위츠 전 차관보의 이같은 주장은 그동안 ‘한국과 보조’를 맞추는 것을 최우선시해온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나와 주목됩니다.

미국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19일 이와 관련해, 인도주의적 사안인 대북식량지원 문제를 정치적으로 처리하려는 한국 정부의 태도에 대해 미국 의회 일부와 전문가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오바마 행정부가 동맹관리(alliance management) 차원에서 대북식량지원과 6자회담재개 문제를 다루면서 정작 ‘미국의 외교’가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실제 18일 열린 미국 국무부의 정례 회견에서는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남북 간 관계 개선이 우선이라는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을 놓고 기자들과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 간 잠시 실랑이가 오가기도 했습니다.

[기자]

잠시만요, 지금 그 말은 북한이 한국과 화해하지 않는다면 핵 관련(6자) 회담도 전혀 없다는 말인가요?

[토너 부대변인]

제가 한 말은 북한이 한국과 건설적인 대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겁니다.

[중략]


[기자]

한국이 남북관계에 만족한다면 미국도 만족한다는 의미인가요?


[토너 부대변인]

미국은 이 문제에 관해 한국의 입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합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재정적자 감축과 아프간, 중동 문제 등 안팎으로 현안이 산적한 오바마 행정부로선 북한 문제를 잘 관리해 나가야 하지만 한국의 입장을 고려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