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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북한에 대한 인도적 식량지원 재개 결정이 계속 미뤄지면서 이를 둘러싼 미국 내 찬반 논란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민간 연구소는 물론 언론 간 대북 식량지원 재개를 놓고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워싱턴의 대표적인 보수 성향의 민간 연구소인 헤리티지재단이 오는 11일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4일 발표했습니다.
“미국이 북한에 식량을 지원해야 하는가”란 제목의 이번 행사의 토론자는 패트릭 크로닌 전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처장보와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 그리고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등 3명.
이 중 크로닌 전 처장보는 평소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재개 여부가 엄격한 분배 감시와 한국과 사전 조율 등에 달렸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반면, 에버스타트 연구원과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최근에도 미국의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 재개가 “시기상조”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헤리티지재단의 이번 대북 식량지원에 관한 토론회에서 결국 미국과 한국의 대북 식량지원 재개 ‘반대’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상됩니다.
헤리티지재단 측은 특히 미국 평화연구소(USIP)의 대북 식량지원에 관한 토론회를 하루 앞두고 같은 주제에 관한 토론회의 개최 사실을 공표해 눈길을 끕니다.
미국 평화연구소가 5일 여는 토론회는 앤드류 나치오스 전 미국 국제개발처 처장과 마커스 놀랜드 피터슨 연구소 연구원, 그리고 대북 인권단체인 좋은벗들 이사장인 법륜 스님이 토론자로 참여합니다.
이번 행사는 평소 대북 인도적 식량지원의 시급성을 필요있을 때마다 역설하고 이를 앞장서 실천해온 좋은벗들 측이 미국평화연구소에 관련 토론회의 개최를 먼저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이날 토론회에서는 헤리티지재단이 주관하는 행사 때와 달리,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더 늦기 전에 대북 식량지원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미국 워싱턴의 대표적인 민간 연구소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1주일 사이에 같은 주제의 토론회를 잇따라 개최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으로 대북 식량지원 재개를 둘러싼 미국내 논란을 상징한다는 평갑니다.
앞서 최근에는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이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재개와 관련해 각각 정반대의 입장을 담은 사설을 싣는 등 대북 식량지원을 둘러싼 미국내 의견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