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지원,소규모로 직접 전해야”

0:00 / 0:00

만성적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의 취약계층에 대한 식량 지원은 소규모로 이뤄져야 한다고 유럽의 한반도 전문가가 지적했습니다. 대규모 식량 지원은 결국 북한의 부패한 공공배급체계를 통해서 전달되기 때문에 분배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식량이 절실하게 필요한 계층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설명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도이췰란드의 민간단체 한스자이델재단(Hanns Seidel Foundation)의 베른하르트 젤리거(Bernhard Seliger) 서울사무소장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미국이나 유럽국가 등은 북한의 취약계층에 직접 전달되도록 식량을 '소규모'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젤리거 소장

: 북한에 식량을 지원한다면 임산부와 노약자 등 취약계층에 전달될 수 있어야 합니다.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은 대규모로 이뤄져서는 안됩니다.)

Food aid to NK, I think it should be targeted, small scale aid for risk groups but not the large scale food aid. This kind of large scale food aid which goes to the public distribution system, well, politically it’s not good, I think. It rather prop up the PDS(Public Distribution System) which doesn’t work anyway. So, it’s better not to give food aid.)

젤리거 소장은 북한 정권이 취약계층의 식량 상황을 해소하려는 노력보다는 2012년 강성대국의 해를 맞아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등을 위한 식량을 확보하는 일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북한 당국이 외국의 언론인에게 북한의 일부 지역을 공개하고 식량난을 호소한 것도 이러한 정치적인 이유가 강하다는 것입니다.

젤리거 소장은 북한의 취약 계층이 지난 20여 년간 항상 식량 부족과 영양 결핍에 시달려 왔고 북한 내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작황이 특별히 나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수해 피해도 일부 지역에 국한돼 북한 당국이 말하는 것처럼 식량 위기가 심각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환경친화적인 수력발전 사업 등을 돕기 위해 1년에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하는 젤리거 소장은 식량 지원보다는 북한이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젤리거 소장

: 저희는 환경친화적인 개발 등을 통해 북한이 경제적 자립을 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경제나 무역 분야에서 교육과 훈련을 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식량을 지원하는 것보다 바람직합니다. 북한에서 활동하는 인도적 지원단체 직원 가운데 이런 의견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지난 8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앤드류 나치오스(Andrew Nacios) 전 미국국제개발처장( USAID Administrator)도 북한의 특권층이나 군대가 원하는 쌀보다는 옥수수나 콩을 주민에게 지원하고, 미국 정부가 북한에 지원한 식량을 공공배급체계를 통해 전달할 것이 아니라 항구나 주요 장마당에서 분배할 것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작년 겨울의 냉해와 지난 여름의 홍수 피해로 수백만 명의 주민들이 심각한 식량 위기에 처했다면서 국제사회에 대북 식량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이렇게 엇갈린 북한의 식량 상황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 미국 서부 스탠퍼드 대학교의 스티븐 해거드 교수는 최근 북한관련 웹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북한에는 지역적, 정치적, 계급간의 불평등 때문에 식량 사정이 판이하게 다르다고 분석했습니다. 장마당 등을 통해 시장경제 활동이 가능한 계층은 식량 상황을 나쁘게 보지 않지만 취약계층은 영양결핍과 식량 위기에 직면해 고통 받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But the missing link that puts the pieces together is inequality: regional, political and class. Positive assessments are driven by the emergence of new social forces benefiting from the market economy, no doubt with political connections. The horror stories come out of neglected or exploited regions, the politically suspect and those without access to the market and foreign exchange, such as institutionalized childr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