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장마당들에서 음력설 이후 식량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식량가격은 일단 상승하기 시작하면 좀처럼 내리지 않아 서민들이 앞으로 생활난을 겪을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그동안 안정세를 유지해 오던 북한의 식량가격이 음력설을 계기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광명성절’을 맞아서 한 달분의 식량을 공급받은 기업소들이 많은데도 장마당 식량가격은 오름세에 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21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음력설을 앞두고 다른 공업(생필)품들과 함께 식량가격이 일제히 올랐다”며 “공업품 가격이 오른 것은 음력설을 중시하는 중국 상인들이 한꺼번에 중국으로 돌아가 버렸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우리나라(북한)에 체류하던 중국인들은 1월 24일 경부터 썰물처럼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며 “중국 상인들이 빠져 나가면서 제일 먼저 사탕가루(설탕)를 대용하던 사카린 가격이 오르고 점차 다른 식료품들도 가격이 올랐다”고 지적했습니다.
식료품 가격 상승이 식량가격의 상승을 견인했다는 것인데 1월 23일까지 장마당들에서 kg당 북한 돈 1천2백 원이던 강냉이 가격은 현재 1천8백 원까지 올랐다며 입쌀도 kg당 평균 북한 돈 4천원에서 지금은 5천2백원까지 올랐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음력설과 김정일의 생일을 경축하느라 한동안 문을 닫았던 혜산세관도 18일부터 다시 열렸다”며 “중국 장사꾼들도 다시 나오고 생필품 가격도 제자리로 돌아갔지만 유독 식량가격만은 내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지난해부터 장마당에서 중국산 쌀이나 강냉이는 북한에서 직접 생산된 식량들에 의해 모두 밀려났다며 최근엔 품질 좋은 문덕쌀이나 순천쌀을 중국 장사꾼들이 도리어 중국으로 역수입하는 현상도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중국산 쌀은 아무리 질이 좋고 비싼 것이라 해도 밥이 식으면 딱딱하게 굳어진다며 그러나 평안남도 순천시와 문덕군, 은천군에서 생산되는 쌀은 풀기가 많고 식어도 밥이 잘 굳어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해마다 음력설이 되면 중국인 장사꾼들이 빠져나가면서 생필품의 가격이 심하게 오르내린다”며 “그러나 식량가격은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다시 내려가기는 어려워 돈 없는 서민들의 시름만 깊어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