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애도기간 소규모 식량배급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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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북한당국은 작년 말 김정일 위원장 애도기간 중에 주민들에게 소량의 식량 배급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전 예고도 없던 갑작스러운 식량배급에 돌아선 민심을 회복해보려는 긴급한 조치였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북한 당국이 김정일 위원장의 장례기간에 소량이긴 하지만 식량배급을 전격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 방문에 나섰다 돌아오는 교통편을 구하지 못해 불가피하게 김 위원장 애도기간이 끝난 지난 주말에야 귀국했다는 중국인 왕 모 씨는 "김 위원장 장례기간에 평양주민들에게 보름치(15일분)의 식량배급을 전격 실시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왕 씨는"생각지도 않았던 식량배급에 주민들은 일단 반기면서도 애도기간 중에 갑작스럽게 배급을 실시한 것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였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평양을 제외한 지방의 경우는 턱없이 적은 량의 식량이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만난 신의주 주민 류 모 씨는"신의주의 경우, 겨우 3일분의 식량이 공급됐을 뿐"이라면서 "애도기간 특별공급에도 평양과 지방의 차별은 여전한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 북한주민들은 비록 평양주민과 지방주민을 차별하기는 했지만 애도기간에 전격적으로 실시한 식량배급에 대해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 북한 당국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김 위원장의 장례기간 중에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 당국의 행태는 장마당 정책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앞서의 평양주민 왕 모씨는 "애도기간 중에는 장마당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당국에서 장마당을 폐쇄하라고 직접 지시한 것은 아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에서 말로는 장마당을 정상적으로 열라고 했지만 애도기간에 주민들이 눈치가 보여 스스로 장마당에 나가 장사 활동을 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실제로 당국의 말을 그대로 믿고 장사를 했다간 나중에 충성심이 없는 사람으로 지목돼 불이익을 당할 수 있음을 주민들이 너무 잘 알고 있다" 고 설명했습니다.

왕 씨는 이밖에도 "비록 많지는 않아도 탁구장도 영업을 폐쇄하라는 지시가 없어 탁구를 치는 사람들도 보였다"면서 "이런 것들이 모두 돌아선 민심을 달래기 위한 행보 아니겠느냐"고 주장했습니다.

북한당국은 김위원장 애도기간 중에 조선중앙방송을 비롯한 선전매체를 동원해 "추운 날씨에 조문행사에 참가하는 주민들을 위해 분향시설에서 더운물을 공급하고 야간 조문객들을 위해 귀가버스도 대기시켰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