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당국이 협동농장원들에 약속한 '현물분배'원칙에 따라 식량 일부를 뒤늦게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국 농업분조장 대회'를 앞두고 서둘러 지급됐다는데 나머지 '현물분배'는 없을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지난 1월 말경 각 협동농장 분조단위로 ‘현물분배’의 일부를 농민들에게 지급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올해 경제의 주 타격 방향을 농업으로 정한 당국이 농민들과의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현물분배’를 긴급히 지급한 것 같다고 소식통들은 추정했습니다.
이러한 현물분배 지급은 “‘전국 농업분조장 대회’ 참가자 선발과 동시에 이루어졌다”며 “그나마 현물분배의 일부라도 지급이 되면서 농민들의 사기는 한층 높아졌다”고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농업간부가 말했습니다.
또 북한 당국이 ‘농업분조장 대회’를 앞두고 분조단위로 지급한 현물분배의 량은 ‘국가알곡생산계획’을 완수하고 노력공수를 모두 채운 농장원들에 한해 1인당 강냉이 300kg, 부양가족은 1인당 108kg씩 지급됐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자강도의 한 농업관계자도 “지난해 가을걷이 때 매 농장원들에게 70kg씩의 식량을 임시로 지급했었다”며 “그것까지 합치면 농장원 1인당 차례진 현물분배는 모두 370kg이 되는 셈”이라고 계산했습니다.
북한은 농민들의 작업량을 노력공수로 계산하는데 농장원 1인당 한 해 동안 600공수를 채워야 한다며 노력공수에 따른 보수는 ‘현물분배(식량)’와 ‘현금분배(돈)’로 나눠서 지급된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설령 ‘국가알곡생산계획’을 넘쳐 수행했다고 해도 노력공수가 모자라면 분배를 받을 때 불이익을 받게 된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한편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보통 노동자들이 한 해 동안 국가로부터 받는 식량배급은 모두 합쳐 162kg”이라며 “가을걷이 후 농장원들이 받은 ‘현물분배’의 량은 노동자들 1년 치 배급의 두 배가 넘는 량”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애초 ‘현물분배’를 기대하지 않았던 농민들이 갑자기 많은 식량을 받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면서 그렇지만 지급된 ‘현물분배’가 당초의 약속보다 턱없이 부족하고 ‘현금분배’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었다고 말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농민들속에서는 ‘현물분배’ 일부만 지급된 문제를 놓고 “분배를 줄 식량이 모자란 때문일 것”이라는 동정 여론이 일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반해 “애초 분배를 줄 생각이 없었는데 농민들의 불만이 하도 높아지니 마지못해 일부만 지급했다”며 당국의 처사를 비난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고 그들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