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춘궁기에 접어들면서 배급소에 식량이 떨어지자, 북한당국이 2호미(군량미)를 긴급 풀어 평양주민들에게 배급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지방 주민들은 이마저도 차례지지 않아 식량을 구하러 다녀도 통제 불능이라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연일 핵전쟁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이 춘궁기 들어 식량이 모자라자, 2호 창고(군량미 비축창고) 식량을 평양 시민들에게 푸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의 한 대북소식통은 "얼마 전 출장 나온 북한 관리들로부터 2호 창고를 털어 평양 주민들에게 배급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전쟁 분위기로 생업에 나설 수 없게 된 평양시민들에게 배급을 줘야 한다는 절박감에 군수물자를 풀게 되었다"고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성인 한 명당 하루 공급량이 700그램이지만, 600그램으로 기준을 낮췄고, 고등중학생도 500g에서 400g으로 조절해 준다"면서 2호미 공급시점은 전쟁 분위기가 고조되던 3월 중순경부터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원래 평양시는 적어도 햇곡식이 나오는 7월까지 배급할 수 있게 수도미를 비축해야 하지만, 지난해 홍수피해로 황해도 일대 곡물 수확이 크게 줄어 군량미를 먼저 비축하는 바람에 평양시의 양곡창고들이 텅 비다시피 됐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핵심계층이 사는 평양시까지 식량을 못주게 될 경우, 전력 유지에 차질이 생길 것을 대비해 2호미를 긴급히 풀어 공급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이 소식통은 지금 2호미를 푼다고 해도 햇곡식이 나는 7~8월까지 식량배급을 정상화 한다는 보장은 없다면서 전쟁 훈련소동이 언제까지 지속되겠는지 우려했습니다.
이와 달리 평양을 제외한 지방은 식량을 얻으러 다니는 주민들을 통제하지 못할 만큼 식량사정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강도 지방의 한 주민은 "아무리 전쟁한다고 해도 먹어야 할 게 아닌가?"면서 "당장 굶게 된 형편에 식량 구하러 다니는 사람들을 보안원들도 통제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함경북도 지방의 또 다른 북한 주민도 "요즘 기차역전에는 식량을 구하러 다니는 사람들로 붐비고, 도로상에는 자동차 잡이를 하는 주민들도 많이 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당국도 전시동원 기간에도 장마당을 통제하지 않고 풀어놓고 있지만, 워낙 돈이 없는 일반 주민들은 쌀을 사먹지 못하고 강냉이 죽과 감자로 끼니를 에운다고 양강도 지방 주민은 말했습니다.
북한당국은 식량난으로 생긴 북한 주민들의 불만을 미국 탓으로 돌리기 위해 "지금 미국과 추종세력들이 공화국(북한)을 압살하기 위해 핵잠수함과 핵폭격기를 끌어들이고 있다"면서 "미국 때문에 경제건설에 힘을 쏟을 수 없다는 변명을 이어가고 있다"고 내부 주민들은 반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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