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달에 보름치씩 주는 식량공급을 놓고 북한주민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국가식량창고가 바닥이 난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역시 젊은 지도자가 낫다는 긍정적 반응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지난 5월에 이어 6월에도 주민들에게 보름치씩의 식량을 공급하면서 이를 둘러싼 현지의 평가도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중국산 통 강냉이로 6월 달도 보름치의 식량을 공급하고 있다”며 “‘2호 창고(전시예비식량)’에 있던 식량은 이젠 바닥이 났기 때문에 5월 달부터는 중국에서 들여온 통 강냉이로 배급을 주는 형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4월까지만 해도 직장에서 나눠주는 ‘확인증’을 가지고 배급을 탔으나 5월부터는 국가적으로 ‘배급표’를 발행하고 있다며 ‘배급표’가 다시 발행되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도 식량공급이 계속 될 것 같다는 판단을 조심스럽게 보탰습니다.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은 주민들에게 식량을 공급할 수 없게 되자 ‘배급표’ 발행까지 중단을 했는데 지금은 한 달에 보름분이나마 식량을 공급하게 되면서 다시 ‘배급표’를 발행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소식통도 “중국산 통 강냉이 보름치를 배급으로 받았다”며 “강냉이가 눅눅하고 푸석푸석한 것으로 보아 중국에서 금방 들여 온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북한)가 가지고 있는 재원을 가지고는 중국에서 쌀을 수입할 정도가 못 된다”며 “지금 들여오는 식량이 전부 중국에서 무상으로 지원한 것이라는 소식이 여러 경로를 통해 많이 들려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배급을 풀면서 인민들은 ‘김정은이 통큰 정치를 한다’는 칭찬을 많이 한다”며 “그러나 간부들과 지식인들은 이를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현지의 엇갈린 민심을 전했습니다.
주민들은 배급을 주니 무작정 좋다고 하지만 앞날을 걱정하는 간부들과 지식인들은 혹시도 모를 천재지변이나 농사가 안될 경우를 타산해 ‘전시예비식량’만큼은 손을 대면 절대로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아버지인 김정일이 온갖 비난을 다 받아가며 쌓아놓은 식량을 아들인 김정은이 한순간에 다 축내고 있다”며 “‘전시예비물자’까지 다 털어먹고 농사가 안되면 어떻게 되겠냐?”는 간부들과 지식인들의 우려를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