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난 황해도, 현물분배로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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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에서 가장 심각한 식량난을 겪어온 황해도 지역 주민들에 북한 당국이 올 가을 수확이 끝난 후 어느 해보다 많은 현물 분배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아사자가 속출하던 황해도 지역에서 장마당 쌀값도 하락세를 보이는 등 주민들의 생활에 숨통이 트였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고난의 행군 이래로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다는 황해도 지역 주민들이 가을걷이 후 비교적 후하게 이뤄진 현물 분배로 당장의 굶주림은 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황해도 해주 주민은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올해는 농장원들에게 비교적 후한 현물 분배로 농촌 주민들이 극심한 식량난에서 일단 한숨을 돌린 상태이며 이 때문인지 도시지역 장마당 쌀값도 크게 떨어졌다”고 전했습니다.

농촌 주민들이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 분배받은 식량 일부를 장마당에 내다 팔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 소식통은 “해주에 살기 때문에 농장원들에게 현물 분배를 얼마나 했는지 구체적인 양은 알지는 못한다”면서도 “농장원들의 출근일 수에 따른 공수뿐만 아니라 식구 수까지 고려해서 어느 해보다 후한 현물 분배를 실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 때문에 도시지역 장마당 쌀값도 크게 떨어져 중국에 오기 전인 지난주에는 해주의 장마당 쌀 가격이 1kg에 4천700원 정도였다”고 밝혔습니다.

자유아시아 방송(RFA)이 파악한 북한 내 타 지역의 최근 장마당 쌀값은 햅쌀 출하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떨어진 5,000원~5,500원 선인 점을 감안해도 황해도 지역 쌀값이 타 지역에 비해 크게 눅은 것입니다.

소식통은 또 “그러나 최근 외화 환율은 크게 올라 미화 100달라가 80만원 천정을 뚫었다”며 “중국 인민폐 환율도 1위안에 1,200원 선을 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당국이 유독 황해도 지역 협동농장원들에 현물 분배를 늘려준 것에 대해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황해도 주민들의 극심한 식량난과 아사자 소식이 외부로 전해진 것을 북한 당국이 크게 의식한 조취(조치)로 보인다”며 “이는 상대적으로 곡창지대인 황해도 지역의 쌀이 평양시민들에게 공급되는 수도미와 군량미로의 공급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향후 북한당국이 이에 대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농촌출신으로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이 모씨는 “북한 협동농장에서의 분배라는 게농장에 출근하는 본인의 노력 공수도 제대로 주지 못했는데 딸린 식구까지 반영했다면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극심한 식량난으로 아사자 발생 소식이 외부까지 알려진 사실이 북한 당국을 크게 자극한 것 같다”고 풀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