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회령음식점거리 경영자율화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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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자랑하던 함경북도 회령시의 음식점거리가 침체를 거듭하자 최근 자본주의적 경영방식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 당국이 '경영자율화'를 승인하면서 문을 닫았던 음식점들이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가적인 식자재공급이 끊겨 문을 닫아야만 했던 ‘회령음식점거리’의 식당들이 최근 들어 다시 문을 열었다는 소식입니다. 함경북도 당국이 ‘회령음식점거리’의 독자적인 경영을 승인했기 때문이라는 얘기입니다.

얼마 전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복수 소식통들은 “새경제관리체계의 요구에 맞게 회령음식점거리의 자율적 경영을 승인한다는 도당 ‘비서처회의’ 결정이 내렸다”며 “이에 따라 회령음식점거리의 식당들도 다시 문을 열었다”고 말했습니다.

‘회령음식점거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건설에 필요한 자금 80만 달러를 지원해 2010년 11월에 준공했습니다. 같은 해 12월 3일, ‘회령음식점거리’를 시찰한 김정일 위원장은 “평양 ‘옥류관’과 같이 인민들의 수준에 맞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질 높은 음식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때문에 김 위원장의 지시를 ‘유훈’으로 삼는 북한이 그동안 ‘회령음식점거리’의 음식가격을 모두 평양 ‘옥류관’ 음식가격과 일치시켜 왔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처음 몇달 동안은 음식점거리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 중앙에서 식자재들을 공급했다”며 “하지만 몇 달도 못돼 중앙의 식자재 공급이 모두 끊기면서 결국 음식점거리도 폐업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식자재도 공급하지 못하면서 음식가격은 다른 식당들의 4분의 1정도밖에 받지 못하도록 규정해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한 음식점거리의 식당들이 모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더 이상 ‘회령음식점거리’를 이대로 방치해 둘 수 없다는 판단아래 함경북도 당국은 새경제관리체계를 구실로 ‘회령음식점거리’ 식당들의 경영자율화를 승인했다며 이는 결국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을 무시하는 결정이었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한편 경영자율화가 승인된 ‘회령음식점거리’에서는 ‘생선국집’에서 돼지고기국밥을 팔고 ‘토끼고기전문식당’에서 냉면을 전문으로 파는 등 웃지 못 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음식가격도 오히려 장마당보다 더 비싸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존에는 500석의 좌석을 가진 ‘회령각’에서 냉면 한 그릇에 (북한 돈) 1천원, 술 한 병은 800원씩 받았다”며 “그러나 ‘경영자율화’가 승인된 후 냉면 한 그릇은 4천원, 술 한 병은 2천원으로 값이 올랐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