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주민 10명 중 8명꼴로 올해 1분기 식량 부족으로 친지에게 빌리거나 값싼 다른 음식으로 대체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북한 가정을 방문해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열 가구 중에 여덟 가구가 식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습니다.
식량이 부족할 때 주로 친구나 친지에 도움을 청하거나 값 싼 다른 음식으로 식단을 바꾸며 위기를 넘겼다는 답이 많았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6일 입수한 세계식량계획 ‘대북지원사업 2013년 1분기 보고서(PRRO 200114 Quarterly Report)’를 보면, 세계식량계획의 요원들이 방문한 87개 가정 중 약 60%가 지난 3개월 동안 친구나 친지에게 식량을 빌린 적이 있다고 답했고 응답 가정의 절반은 가격이 낮은 음식으로 바꿨다고 답했습니다.
또 설문에 참여한 북한 가정 넷 중 한 가정은 식사량을 줄였다고 응답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끼니를 거르는 북한 주민의 수가 최근 몇 해 동안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지 못한다고 우려했습니다.
특히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설문에 참여한 북한 주민 세 명의 한 명꼴로 지난 일주일 동안 육류나 생선, 달걀 등 단백질이 든 음식을 먹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북한 평안남도와 강원도 지역 탁아소와 고아원을 돕는 캐나다의 구호기구 퍼스트스텝스의 수잔 리치 대표는 식량이 부족한 북한 주민이 가진 음식을 아껴 먹으며 위기를 넘긴다고 들었다면서 고른 영양분을 섭취하기 어렵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수잔 리치 퍼스트스텝스 대표 : 같은 음식을 계속 먹는 거예요. 지방, 단백질, 다 골고루 섭취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주민이 많습니다. 그러면 급성 영양실조가 올 수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의 설문조사는 가구별 식량 확보상황과 관련한 질문에 주민이 응답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의 평양지국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유엔 요원들이 북한 전역을 대상으로 495차례의 식량분배 감시 활동을 펼쳤다고 전했습니다.
탁아소나 고아원 등 어린이 보육시설 방문이 188회였으며 소아병원 등 의료기관 방문이 86회, 그리고 임산부와 출산 직후의 산모가 있는 가정 방문이 87회였다고 세계식량계획은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