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전국의 수림화를 국가적인 과제로 내세운 북한에서 도벌단속에 나선 산림보호원들이 도벌꾼들에 의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양강도 삼수군에서 산림보호 활동을 하다 실종된 산림보호원이 한주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입니다. “시신으로 발견된 산림보호원은 낫으로 추정되는 흉기에 무참히 살해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28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삼수군 범포리 일대의 산림을 담당한 이 보호원은 6월 19일 자신이 맡은 구간을 돌아본다며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아 며칠째 수색을 이어가던 중 군견을 동원한 도 보안국 기동타격대에 의해 6월 24일 시신으로 발견되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시신은 찾았으나 살해에 사용된 흉기라든지 다른 흔적들이 발견되지 않아 범인을 잡기 어렵게 됐다”며 “이와 유사한 사건이 올해 4월 중순 양강도 운흥군 일건노동자구에서 있었는데 아직까지 범인을 체포하지 못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자강도의 한 소식통도 “산림보호원들은 혼자서 산속을 돌아다니며 도벌꾼들을 단속해야 하는데 항상 생명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며 “도끼나 낫을 소지하고 다니는 도벌꾼들을 산림보호원들은 맨 손으로 맞서야(단속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자강도 중강군 장성리에서는 지난해 겨울 자취를 감춘 산림보호원의 시신이 눈이 녹기 시작한 3월말에야 발견됐는데 그동안 북한당국은 사라진 산림보호원이 중국으로 탈북한 것으로 단정하고 그 가족들에게 극심한 협박과 고통을 주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도벌꾼들에 의해 목숨을 잃는 산림보호원들이 계속 늘고 있음에도 중앙에서는 보상은커녕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나라의 산림은 지키라고 하면서 산림보호원들의 목숨은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 거냐”고 소식통은 당국을 비난했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북한당국이 산림보호를 구실로 땔감용 나무를 도벌하다 들킨 주민들에게 ‘노동단련대’ 처벌과 함께 그 가족들에게는 도벌 입방메타 당 북한 돈 30만원이라는 고액의 벌금을 물려 도벌꾼들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산림보호원들을 살해까지 하도록 부추긴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데 나라의 산림을 지키겠다고 열심히 일하다 목숨까지 잃을 필요가 있겠냐”는 산림보호원들의 하소연을 전하며 “주민들의 땔감문제를 해결해 주든지 아니면 산림보호원들을 무장시키든지 무슨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