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요즘 북한에서 유행이 지난 구식 게임기들이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건전지나 충전지를 사용할 수 있어 전기 없이도 주민들의 답답한 마음을 달랠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주민들이 때늦게 전자게임에 푹 빠져있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중국에서 쓰던 구식기계부터 컴퓨터에 설치할 수 있는 게임프로그램까지 게임의 종류도 많아 연령대의 구분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요즘은 어디를 가나 장사가 안 돼 돈벌이가 쉽지 않다”며 “그래도 돈을 좀 번다는 사람들을 보면 대개 중국에서 들여온 게임기를 집안에 차려놓고 게임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1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한에서 개인들이 게임기를 들여다 놓고 주민들에게 게임을 하는 댓가로 돈을 받는 행위는 불법이지만 편의봉사관리소 협동조합에 이름을 걸어 놓고 매달 2만 원가량의 수익금을 바치면 게임사업을 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게임은 전기가 잘 오는 여름철에만 돈벌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은 보통 겨울철에도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재봉(봉제)일이라든지 다른 장사밑천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개인이 차려놓고 돈벌이를 하는 게임기계는 ‘팡팡’ 또는 ‘똑딱이’라 부르는 중국산 중고제품들로 위에 화면이 있고 간단한 조작 장치가 달려있어 게임이 쉽고 시간당 북한 돈 300원으로 이용료도 저렴해 어린이와 학생들속에서 인기가 높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20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요즘은 가는 곳마다 오락실들이 생겨나 개인이 게임기계 몇대로 돈을 버는 시대도 끝나가고 있다”며 “중국 인민폐로 500위안 만 있으면 간단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중고 노트북을 얼마든지 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장마당 잡화 장사들은 컴퓨터 게임 프로그램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간단한 고전게임부터 매우 복잡한 게임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장마당에서 살 수 있다며 게임 프로그램은 정품인가 복제품 인가에 따라 값도 차이가 크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그 외에도 장마당에는 어린 학생들이 건전지(배터리)를 넣어 손에 들고 다니며 즐길 수 있는 게임기기가 흔하다며 손전화 게임도 많이 나오고 있어 굳이 오락실까지 찾아가서 게임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컴퓨터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간단한 조작법만 익히면 얼마든지 게임을 할 수 있다”며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국가에서 검열을 강화하는데도 게임 기능이 있는 중고 노트북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