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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와 칠레에서 발생한 강진에 따른 대규모 피해 복구에 국제사회의 지원이 집중되면서 대북 지원에 관한 관심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올해 대북지원에 나선 국가는 아직 없으며 세계식량계획의 북한 담당관조차 아이티에 머물고 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산하 인도지원조정국에 따르면 (Office for the Coordination of Humanitarian Affairs) 아이티의 지진 피해에 대한 유엔과 국제사회의 지원은 2일 현재까지 30억 3천만 달러에 달합니다. 지금도 미국을 중심으로 아이티를 향한 국제사회의 지원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27일 칠레에서 발생한 지진에 대해서도 국제사회는 이미 800만 달러를 지원했거나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지난 1월 12일,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한 아이티에서는 사망자만 최대 30여만 명에 달했고 칠레에서는 규모 8.8의 강진으로 사망자가 1천500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최근 아이티와 칠레에서 발생한 연이은 지진 피해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대북지원은 감소했습니다. 2일 현재까지 집계된 국제사회의 대북지원은 상반기에 책정된 유엔의 긴급구호기금(CERF) 800만 달러가 전부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북한을 지원했던 캐나다와 호주, 스위스, 핀란드 등은 올해 아이티와 칠레의 지진 피해 복구에 지원을 집중하는 반면 아직 대북지원에는 나서지 않았습니다. 캐나다는 올 1월에만 5천만 달러 이상을 내놓으며 총 3억 달러 이상을 아이티에 지원했지만 올해 대북지원은 빠져 있어 지난해 초 300만 달러의 식량 지원을 한 것과 대조를 보였습니다.
호주도 지난해 같은 기간 유엔 기구를 통해 북한의 식량과 상하수도 개선 사업에 200만 달러 이상을 지원했지만 올해는 아이티에 1천만 달러, 칠레에 400만 달러 이상을 지원하면서 대북지원에는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스위스, 스웨덴, 독일, 프랑스 노르웨이, 핀란드 등 매년 대북지원에 나서던 국가도 아이티의 피해 복구에 지원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독일 정부가 이달 중 54만 달러 상당의 식량을 제공하는 것이 올해 들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첫 번째 식량지원입니다.
또 북한의 식량지원을 담당하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북한 담당관도 지난 1월 29일부터 지금까지 아이티에 머물고 있을 만큼 대북 지원은 뒷전에 밀려 있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도 지난달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보고서에서 북한이 외부지원을 통해 확보한 곡물은 올해 1월 말까지 9만 1천 톤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인도지원조정국의 스테파니 벙커 대변인은 아이티와 칠레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가 국제사회의 대북지원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국제사회의 관심이 북한보다 아이티, 칠레의 지진 피해와 수단과 케냐, 소말리아 등 다른 분쟁 지역에 더 집중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미국에서 대북지원에 앞장서는 머시 코, 사마리탄스 퍼스 등 민간단체도 아이티와 칠레에 대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사마리탄스 퍼스의 제러미 블럼 대변인은 최근 아이티의 피해 복구에 집중하고 있다며 대북지원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했고, 머시 코의 조이 포텔라 공보 담당관도 아이티의 지진에 이어 칠레의 지진 피해의 복구에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대북지원과 관련해 미국 정부와 개인을 통한 별도의 지원이 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포텔라 공보 담당관은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