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협동농장들은 아직 가을걷이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개인 뙈기밭을 갖고 있는 주민들은 도둑을 막기 위해 이미 가을걷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추석과 공화국창건 기념일(국경절)이 연이으면서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이틀간의 휴식을 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개인 뙈기밭을 가지고 있는 주민들은 이틀간의 휴식을 이용해 가을걷이에 분주하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8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오늘이 추석이어서 제사(성묘)를 지내려 산에 올라왔다”며 “일찍 제사를 끝내고 가족들과 함께 조 이삭을 가을하려했는데 비가 내려 집으로 내려가야 할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소식통은 협동농장들은 아직 가을걷이 지시가 내려오지 않았다며 그러나 개인들은 9월 7일부터 가을걷이를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감자보다 강냉이와 조와 같이 빨리 여물고 도둑맞기 쉬운 곡종부터 수확을 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9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도 “개인들은 여무는 족족 밭에서 강냉이를 따 들이고 있다”며 “어제는 강냉이를 따가지고 오던 도중 갑자기 쏟아지는 우박을 길바닥에서 다 맞기도 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함경북도 회령시는 8일 오후 5시 30분경부터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6시쯤에는 갑자기 벼락을 동반한 우박이 5분가량 쏟아지면서 가을걷이에 나섰던 많은 주민들이 곤경을 겪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번 우박의 경우 큰 것은 어른들 손톱크기의 두 배가 넘었다며 아직 우박으로 인한 피해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루봉에서 가을걷이를 하던 창효리 주민 한명이 벼락(낙뢰)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한편 북한 주민들이 협동농장들보다 먼저 가을걷이에 나선 이유는 극성을 부리는 도적들 때문이라고 양강도의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도적들을 막기 위해 밤이면 집집마다 뙈기밭에 막을 치고 경비를 서야하는데 뙈기밭이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어 경비도 쉽지 않다고 그는 얘기했습니다.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협동농장들에서 가을걷이를 시작하면 중학교 학생들까지 모두 ‘농촌동원’에 나가야 한다”며 “‘농촌동원’이 시작되면 개인 뙈기밭을 돌볼 시간이 없기 때문에 미리 가을걷이를 해 둬야 한다”고 현지 주민들이 가을걷이를 다그치고 있는 원인을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