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가을걷이 늦어져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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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어느 해보다 풍성한 농사작황을 맞은 북한이 가을걷이 시작이 늦어 농작물을 제대로 거두어들이지 못할 처지에 놓여있다고 여러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갑자기 들이닥친 추위로 북부고산지대 협동농장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고 소식통들은 우려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빠르면 9월 5일, 늦어도 국경절 다음날인 9월 10일부터 가을걷이를 시작하던 북한이 올해는 예년에 비해 열흘이나 늦어진 9월 20일부터 공식적인 가을걷이에 돌입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면서 북부 고산지대에 강서리가 내리는 등 자칫 다 지어 놓은 농사를 망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여러 북한 내부소식통들이 강조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고산지대인 이곳 양강도는 9월 24일에 첫 서리가 왔다”며 “첫 서리가 내릴 때쯤이면 감자가을이 절반정도는 됐어야 하는데 아직 20%도 수확을 못했다”고 걱정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이렇게 가을걷이가 늦어진 원인이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계속 된 탓이라며 협동농장들과는 상관없이 개인들은 뙈기밭 가을걷이를 예년과 같은 9월 10일부터 이미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는 농사가 워낙 잘 되다나니 파놓은 감자를 미처 거두어들이지 못해 가을걷이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다 강서리가 몇 번만 더 내리면 밭에서 감자를 다 얼릴 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지난해는 농사가 잘된 밭에서도 정보당 강냉이 2.5톤 정도밖에 거두지 못했다”며 “그러나 올해는 아무리 농사가 안 된 밭이라 해도 정보당 강냉이 4톤은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확량이 지난해의 두 배가 되다나니 가을걷이는 지난해의 배로 늦어지고 있는데다 운반수단이라곤 아무 것도 없고 이삭이 달린 강냉이 대를 그대로 베어 밭에 쌓아 두고 있는 형편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또 그렇게 밭에 쌓아놓은 강냉이는 쥐떼에 무방비인데다 혹시 비라도 맞으면 강냉이 이삭이 모두 썩어버리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날씨가 어떻든 가을걷이는 제때에 해야 한다”며 “개인 뙈기밭들은 모두 제 날짜에 맞추어 가을걷이를 했는데 협동농장들엔 왜 가을걷이 지시가 이렇게 늦게 내렸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야 늦은 걸 알았는지 중학교 학생들까지 가을걷이에 총동원하고 있다”며 “하지만 지금처럼 기온이 계속 떨어지게 되면 감자와 강냉이를 비롯해 고산지대 농작물들은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