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가을걷이 총동원에 장마당 제한

0:00 / 0:00

앵커 : 북한 당국이 다급해진 가을걷이를 위해 주민 총동원령을 내린 가운데 도시 장마당 개장시간을 대폭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농촌 가을걷이를 위한 주민 총동원령을 내림에 따라 장마당 개장 시간이 대폭 단축되어 도시서민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함경남도 주민 소식통은 이 같은 소식을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하면서 “아침 일찍부터 주변 농촌에 나가 가을걷이를 하고 돌아온 주민들이 부랴부랴 장마당에 나가 장사를 하지만 날이 금방 어두워져 장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당국이 오후 4시부터 장마당을 열도록 조치했기 때문에 날이 곧 어두워져 잘해야 2시간 남짓 장마당 장사를 할 수 있다”고 전하면서 “가을걷이 주민 총동원령은 이달(10월) 3일부터 20일까지 내려졌다”고 전했습니다.

따라서 이달 말까지는 장마당 장사로 생계를 유지하는 대부분의 도시서민들의 생계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가을걷이 마무리가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장마당 개장시간 단축 조치가 연장될 가능성도 있어 장마당 정상화 시점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면서 “장마당 개장시간 제한 기간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일부 주민들은 돈을 고이고 농촌동원에 빠진 후 메뚜기 장사(불법 골목장사)에 나서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어두운 저녁 8~9시까지 강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남의 집을 돌며 똑똑이 장사에 나서기도 하지만 장사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장마당 개장시간 단축으로 인해 중국 변경도시에서 대북 무역을 하는 중국상인들에게도 그 여파가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단둥에서 대북 무역업을 하는 장모 씨는 “북한의 장마당 개장시간 단축은 봄철 모내기 전투기간과 가을걷이 주민총동원 기간에 해마다 되풀이 되는 것이어서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면서도 “한 달에 2~3 트럭분이나 되는 조선 대방의 주문이 이달 들어서는 아직 한 트럭 분도 나가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농업사정에 밝은 중국의 한 대북소식통은 “단둥 건너편 북한 황금평 들녘의 벼 베기는 중국 지역보다 3~4일 정도 빠른 지난 6일부터 시작 되었으며 15일 현재 약 30%정도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런 속도라면 이달 말까지는 벼 베기는 모두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베어낸 벼를 다시 탈곡하는 작업까지 마치려면 다음달(11월)까지 가야 할 것이라고 중국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