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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작황이 좋지 않은데도 북한당국이 국가계획량을 맞추어야 한다면서 농민들을 다그치고 있습니다. 비료도 제때 공급해주지 못하면서 애꿎은 농민들만 들볶는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정보당 감자생산계획량을 30톤으로 할당받은 양강도 농민들이 ‘국가계획량을 무조건 맞추라’는 중앙의 지시로 하여 막다른 처지에 내 몰리고 있습니다.
급해 맞은 양강 도당은 삼지연군 포태농장의 농장원들을 단체로 대홍단군 농장들에 보내 이삭주이(이삭줍기)에 내몰고 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대홍단군의 소식통은 “올해 대홍단군의 감자수확량이 정보당 평균 35.8톤으로 국가계획량인 33.8톤을 초과했다”며 “하지만 포태농장은 국가계획을 미달해 농장원들이 대홍단군에 나가서 이삭주이를 하는 형편”이라고 전했습니다.
대홍단군의 경우 총 농지 면적이 2050정보인데 올해 ‘풍산 1호’를 비롯한 자체개발 감자품종은 정보당 31톤으로 국가생산계획을 미달했습니다. 하지만 외국산 품종인 ‘라야’가 정보당 최고 71톤이라는 신기록을 세워 전반적인 감자생산계획을 맞추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홍단군과 꼭 같이 시범농장으로 선정돼 비료와 농약을 특별히 공급받은 삼지연군 포태농장은 정보당 평균 감자 20톤밖에 거두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북한당국은 올해 장마로 인해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된 일부 농장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농장들은 무조건 국가생산계획을 맞추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이러한 강요 때문에 국가생산계획에 미달한 협동농장들은 재벌추수(이삭줍기)에 이어 세벌추수까지 나서고 있는데 포태농장의 경우 이웃인 대홍단군에까지 인원을 파견해 1인당 200kg의 감자이삭을 줍도록 지시를 내렸다는 것입니다.
한편 자강도 증강군의 한 주민도 “올해 증강군 농사가 잘 돼 주변에 있는 (양강도) 화평군과 후창군에서 농장원들이 조직적으로 이삭주이에 동원됐다”며 “농장원들이 ‘비료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주제에 챙길 것은 다 챙기려 든다’며 불평들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증강군은 국가생산계획량을 맞추었기 때문에 재벌추수 없이 자강도에서도 가장 빠른 낟알 털기 실적을 보이고 있는데 11월 4일까지 낟알 털기 실적은 벼가 66.6%, 메주콩 52%, 강냉이는 31%라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올해 국가적인 건설이 많다나니 농업용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협동농장들마다 순수 ‘족답기’(발 탈곡기)에 의지해 벼를 털어내고 있다며 여기에 국가생산계획을 미달해 재벌 추수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 낟알 털기 작업은 12월 말이나 돼야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