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삼복철 보양식 가격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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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복철이 되면 보양식으로 북한 주민들이 즐겨 찾는 음식들이 있지요, 하지만, 올해는 고기 가격이 너무 비싸 웬만한 사람들은 먹을 엄두를 못 낸다고 하는데요,

북한의 보양식 상황,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3일 초복을 맞아 북한중앙통신은 더위를 피하는 대표적인 음식으로 단고기장(보신탕)과 닭탕, 쇠고기 매운탕 등을 꼽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단고기국은 여름철 대표 영양식으로 북한 주민들 속에서는 "단고기 국물은 발등에 떨어져도 약이 된다"는 말이 유행처럼 돌고 있습니다.

단고기의 우수함을 선전하는 북한텔레비전의 내용입니다.

북한 중앙TV:
우리인민들이 예로부터 평소 몸이 쇠약하거나 허약할 때 보약재로 식생활에 널리 이용해온 전통적인 민속음식인 단고기국.

올해 여름에도 습하고,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자, 북한 곳곳에서는 단고기 음식점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북한 현지 주민이 1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해왔습니다.

평안북도 국경지방의 한 주민은 "더위에 나른해진 몸을 추세우는 데는 역시 단고기 밖에 없다"면서 "요즘 신의주 시장 근처에 위치한 단고기집들에서는 찾아오는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직장에서 월급을 안 주는데도 어디서 돈이 났는지 사람들이 단고기 추렴(각출하여 먹는 식사)을 잘한다"면서 "어떤 외화벌이회사 사람들은 집단적으로 와서 한 마리 값에 해당하는 단고기를 먹고 간다"고 말했습니다.

신의주 시장 골목에 자리 잡은 단고기집(개장집)들은 장마당 고기 값이 비싸 룡천군과 선천군 등지에서 날라다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주민은 "현재 단고기 1kg이 3만 5천원(30위안)까지 올라 웬만큼 돈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먹기 힘든 요리가 됐다"면서 "지난해 6천 원씩 했는데, 지금은 몇 배나 상승한 셈"이라고 비교했습니다.

이처럼 단고기 가격이 폭등한 이유는 중국 사람들이 개를 대대적으로 밀수하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최근 연락이 된 양강도 국경지방의 한 주민은 "중국 사람들이 북한 개를 많이 요구해서 가격이 많이 올랐다"면서 "거기에 내부 수요까지 늘어나면서 가격이 올랐다"고 반응했습니다.

여름철 보양식으로 먹는 염소고기 가격도 상당히 올랐습니다.

평안북도의 주민은 삼복이 되면 친한 사람들끼리 물가에 나가 염소고기 추렴을 하곤 하는데, 올해는 염소가격이 1kg에 2만 5천원까지 올라 고기 값이 금값으로 변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주민은 "세포등판이 개간되면서 전국에서 염소종자를 확보하는 바람이 불어 염소 가격이 폭등했다"면서 돼지고기도 장마당에서 1kg당 2만 5천 원에 거래되어 일반 주민들은 "아예 고기 먹는 이빨을 뽑아야 한다"는 푸념까지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북한 장마당에서 1kg당 쌀은 6천 원가량, 강냉이는 3천원에 거래되는데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일반 주민들이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아니라는 소립니다.

3년 전에 미국에 입국한 한 탈북자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어죽도 꼽히지만, 강하천에 물고기 종류가 말라들어 웬만한 주민들은 삼복철 보양음식을 대체로 잊고 산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