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이 강력히 내밀고 있는 생필품 고급화 정책이 오히려 북한의 경제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 현지 소식통들을 통해 제기됐습니다.
왜 그런지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자기의 것에 대한 믿음과 애착, 자기의 것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명제품, 명상품들을 더 많이 내놓아야한다”. 올해 신년사에서 인민생활 향상과 북한의 경제발전에 대해 김정은 제1위원장이 강조한 내용들입니다.
이와관련 얼마전 국경연선 지역을 방문한 평양의 한 주민은 “중앙에서 강조하는 명제품들이 반짝 빛을 보이다 이내 사라진다”며 “한때 질 좋은 국산품을 생산한다고 선전하던 공장, 기업소들이 지금은 가동을 멈춰버렸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금컴체육인종합식료공장’과 ‘송도원종합식료공장’에서 내놓은 빵과 당과류들을 예로 들었습니다. 한때 이들 당과류들은 장마당에 많이 나왔으나 지금은 생산을 하지 못해 평양시 일부 백화점과 호텔들에서만 볼 수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24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그동안 비교적 안정적으로 돌아가던 공장기업소들의 생산품은 중국산에 비해 질이 떨어지지만 값이 저렴했다”며 “값이 저렴한 상품들은 주로 농민들이나 돈 없는 서민들이 사용해왔다”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하지만 지난해부터 중앙에서 제품의 고급화를 요구하면서 그나마 돌아가던 공장기업소들도 생산을 중단했다”며 그 사례로 함경북도 회령신발공장에서 생산하던 중국 인민페 6위안짜리 남성용 운동화와 여성용 편리화의 생산 중단을 들었습니다.
“회령신발공장은 지금껏 재생고무를 바닥으로 하고 값이 눅(싼)은 데트론을 한겹씌운 운동화를 생산해 장마당에서 인민폐 6위안에 판매했다”며 “이렇게 만든 신발은 값이 저렴해 일반 주민들속에서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회령신발공장은 북한 경공업성의 요구에 따라 중국 인민폐 30위안짜리 고급구두를 만들다가 결국 판매가 되지 않아 생산을 멈추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고급신발을 만들려면 자재를 중국에서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제품 값이 비싸지기 마련”이라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원료의 국산화도 실현되지 않았는데 중앙에서 무조건 명제품, 명상품을 만들도록 강요해 기존에 서민용 제품을 생산하던 공장기업소들까지 멈춰서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이로 하여 돈 없는 서민들의 생활운 더 어려운 처지로 내몰고 있다”고 북한당국의 제품 고급화 정책을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