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쟁분위기 ‘태양절’ 공급 초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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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서 가장 큰 명절로 알려진 '태양절' 배급이 예전만 못해 주민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민생활을 끌어올리겠다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약속이 점점 퇴색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여러 달째 계속되는 전쟁훈련 때문에 4.15명절 공급이 한심해졌다고 여러 대북관계자들이 밝혔습니다.

양강도 지방의 가족들과 연락하고 있는 한 탈북 여성은 자기 가족들은 4.15명절 배급으로 옥수수를 좀 받았다고 1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탈북 여성: 한 개 작업반에 옥수수 몇 마대씩 나눠주었대요, 그런데 한 사람당 3~4kg 밖에 차례지지 못했대요.

그는 "작년 김일성 생일 100돌때는 쌀과 비누, 기름을 비롯해 등 15가지나 주어 공급이 괜찮았다고 들었는데, 올해 명절배급은 한심했다"고 가족들과 나눈 대화를 전했습니다.

양강도 지방의 국영기업에 다닌다는 이 여성의 가족은 그나마 옥수수를 조금씩 받았지만, 다른 기업소 노동자들은 아예 배급조차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이번 명절 연휴를 16일까지 이틀 동안 휴식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북도 지방의 또 다른 주민도 "힘이 있는 공장은 자체로 술과 고기를 직원들에게 나눠주었는데, 인민반에서는 특별한 공급이 없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는 올해 초부터 전쟁 때문에 바쁘게 살다보니 언제 4월15일이 됐는지 모르겠다고 반응하면서 "주민들은 개별적으로 시장에 나가 먹을 것을 조금씩 사다가 집에서 명절을 쇠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평양시 명절공급 상황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바가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에서 올해 4.15 명절공급이 어려워진 이유는 몇 달 동안 이어진 전쟁연습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북도 지방의 이 주민은 "원래 새해가 시작되면 노동당 기관에서 4.15명절 분과위원회를 조직하고, 선물 당과류와 술, 기름 생산을 하는데, 올해는 정세 때문에 전반적으로 가동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추워 전력생산이 크게 저하되어 평양시 중심구역을 제외한 다른 지방은 자주 정전되었다는 것입니다.

한편, 요즘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가 경색되면서 밀가루와 사탕가루 등 식재료를 수입하지 못해 '태양절'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평안북도 지방 주민은 "요즘 북한 사람들이 중국에 대한 욕을 많이 한다"면서 "우리나라가 핵을 가지니까, 중국이 배 아파한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주민은 "북한이 핵무장을 하면 다른 나라들이 계속 고립시키겠는데, 앞으로 백성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우려했습니다.

최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경제와 핵무력 건설 병진 노선을 내놓자, 북한의 지식인층에서는 "앞으로 중국도 우리와 점점 멀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고 이 주민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