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위층, 한국 몽고간장에 푹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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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간부들이 중국을 왕래하는 인편으로 한국 식료품과 의약품, 전자제품을 은밀히 들여다가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한국의 간장 맛이 북한 간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합니다.

자세한 최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간부들이 겉으로는 한국제품을 배척하라고 선동하면서도, 뒤에서는 은밀히 배달해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료녕성에 거주하는 한 대북 소식통은 "북-중 국경을 오가는 북한 화물트럭들이 대부분 간부들이 주문한 상품을 몰래 날라가고 있다"며, 현지에서 촬영한 사진 수십 장을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제공했습니다.

북한 간부들의 부탁을 받은 북한 화물트럭 운전사들이 중국 단둥의 대방들에게 주문한 상품 목록.
북한 간부들의 부탁을 받은 북한 화물트럭 운전사들이 중국 단둥의 대방들에게 주문한 상품 목록.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아침에 북중우의교를 건너 단동에 들어오는 북한차량은 수십 대에서 많게는 백여 대에 달하는 데, 운전사들은 단동 세관구역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현지 대방들에게 물건 구입을 부탁하면서 품목을 빼곡히 적은 수첩을 건네준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이 촬영한 수첩에는 한국 식료품은 물론 고급 전자제품, 고급 약품 등이 깨알같이 적혀있습니다.

지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약 2년 동안 북한군 강성무역총회사 소속 운전수로부터 받았다는 이 물건 품목에는 일본산 샴프와 린스, 그리고 랭동 양고기, 심지어 날치알, 메밀국수까지 있습니다.

또한 여자 수영복과 남자 팬티를 비롯한 의류에서부터 대장약, 앙궁우황환 등 갖가지 의약품 목록도 눈에 띕니다.

이 소식통은 "수첩에는 특별히 한국산이라고 쓰지 않았지만, 북한 간부들은 특별히 '아랫동네', 즉 한국산을 요구한다"면서 "주문목록에서 한국산 커피믹스도 빼놓을 수 없는 품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몽고간장은 중앙의 간부들의 입맛을 완전히 사로잡았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 소식통은 "2013년에는 몽고간장이 버젓이 세관을 통과해 들어갔는데, 한국 상품 단속이 심해진 작년부터는 상표를 다 떼어버리거나 훼손시킨 다음 몰래 들여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북한의 잦은 정전 탓인지 주문 품목에는 태양열 축전지와 손전등도 있고, 텔레비전 수상기와 냉동기, 쿠쿠밥솥도 등장합니다.

한편, 중국에서 북한무역업자들과 거래하고 있는 한 무역상은 "현재 신의주에서 들어오는 자동차들은 신의주 연운회사와 강성무역총회사, 대성무역총국 차들인데, 이 중 한국 제품을 가장 많이 주문해가는 단위는 북한군 정찰총국산하 외화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북한 무역업자들 속에서는 김영철이 정찰총국이라는 조직을 큼직하게 키워놓고 혼자 다 해먹는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면서 김영철은 앞에서는 대남강경발언을 쏟아내면서도 뒤에서는 밀수로 한국제품을 가장 많이 끌어들이는 주범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