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기술자들, 발명 열풍 장마당서 큰 돈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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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과학자, 기술자들이 집에서 몰래 개발한 기술 발명품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자, 북한 당국이 국가에서 배운 기술로 돈벌이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하는데요,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술은 곧 자본'이라는 구호가 최근 북한 장마당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북한 기술자들이 개발한 발명품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국경지방에 나온 청진시 주민은 "현재 공장·기업소에 매이지 않고 몰래 장사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지하경제투사라고 부른다"면서 "이들 가운데는 몰래 실험실과 연구실을 차려놓고 연구 활동을 벌이는 기술자들도 상당수 있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들을 '지하경제투사'로 부르게 된 배경에 대해 소식통은 "항일빨치산들처럼 국가 지원이 없이 자체로 자력갱생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별명"이라면서, 최근 소개되고 있는 여러 가지 기술발명품을 소개했습니다.

그는 먼저 "최근 건설 붐이 일고 있는 평양시와 청진시 등에서는 개인이 만든 칠감(페인트)이 인기리에 팔리고 있는데 이를 발명한 사람은 어느 건축대학교 교수"라고 말했습니다.

이 칠감은 흰색에서 빨간색에 이르기까지 7가지 색으로 제조되고 있는데, 이제는 국가급 큰 건설대상에서도 찾을 만큼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북한에서는 봄가을이 되면 아파트와 학교 꾸리기 등 위생문화사업이 벌어지는데, 지금은 횟가루 대신 이 도색 재료를 칠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평양에서 국경지방으로 나왔다는 또 다른 주민도 "평양에서는 5시간 만에 굳어지는 시멘트가 발명되어 대규모 건설 공사에도 도입되고 있다"면서 "이 시멘트는 평양 건설건재대학 교원이 자체로 발명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시멘트 공법은 가치 있는 발명품으로 인정되어 북한당국도 이 대학교원에게 특허권을 부여하고, 외국에 나가 발표하도록 기회도 주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평양의 또 다른 건축 연구사는 아파트에 보열식 부뚜막을 설치해주고 한 달에 100만 원 이상(미화 120달러) 돈을 버는 데, 이 연구사는 부뚜막 기술을 절대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외에도 함경남도 함흥시와 평성시 등 도시들에서는 과거 의학 연구사들에 의해 페니실린을 비롯한 항생제들이 생산되고, 일부 기술자들은 집에서 마약을 제조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가치 있는 발명품이 암암리에 개발되어 시장으로 흘러나가자, "국가에서 배운 기술로 돈벌이를 하는 현상을 없애라"고 과학자, 기술자들에게 엄포를 놓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북한 기술자들은 "기술은 곧 자본이고 경쟁력"이라는 구호아래 기술을 공개하지 않고 후대들이 먹고 살 수 있도록 대물림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