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중국 기업이 북한의 혜산 청년광산에 5억6천만 위안, 미화 약 9천만 달러를 투자하고도 계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 측은 일단 사업을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투자 손실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최대 자동차 부품 기업인 완샹그룹이 북한의 혜산청년광산 투자에 나선 건 2007년 11월.
혜산 광산은 당시만 해도 충분한 투자 가치가 있는 걸로 여겨졌습니다.
아시아 최대 구리광산으로 추정 매장량이 3천310만 톤에 달하는 데다 북중 국경에서 2마일 밖에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 완샹그룹은 큰 돈을 쏟아 붓고도 이익금은 커녕 투자금 회수조차 어려운 딱한 처지에 놓였습니다.
대만의 영자신문 ‘원트 차이나 타임스’는 완샹그룹이 지난 5년간 대북 투자금으로만 5억6천만 위안(9천만 달러)을 투입했다며 최근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지난 17일자에서 완샹그룹 측이 일단 대북 투자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익이 날 때까지 얼마나 돈을 더 쏟아 부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완샹그룹 내부 관계자들은 북한의 낮은 기술수준과 도로, 전기 등 열악한 사회기반시설 탓에 채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무엇보다 서로 약속했거나 합의한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북 측의 태도가 북한에서 사업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 박형중 선임연구위원은 중국기업의 대북 투자가 기대만큼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형중 선임연구위원: 중국의 대북 투자가 큰 규모인 데도 실패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혜산 동광산이라든지 황해도 광산에 대한 투자라든지,….
한편, 신문에 따르면 완샹그룹 관계자는 광산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의 월 임금이 미화 64달러라고 밝혔습니다.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128 달러, 2012년 기준, 한국 통일부 자료)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돈조차 북한 정부에 건네진 뒤 북한 근로자들은 당국으로부터 쌀 등 현물을 받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