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공장, 기업소를 자체로 운영하라고 경영자율권을 확대시켰기 때문일까요? 요즘 북한 주민들이 중국 친척들한테 투자를 권유하는 전화를 많이 한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외자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개별적인 공장, 기업소들도 중국 투자자를 잡기 위해 뛰어드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얼마 전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 거주하는 한 조선족 사업가는 북한 함경북도 청진에 있는 친척으로부터 투자를 문의하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 조선족은 "북한 친척이 복장 임가공을 할 수 있게 일감을 좀 만들어 주면 (자기가)무역대방으로 일할 수 있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그게 안 되면 수산물 가공기계를 좀 투자 해줄 수 있는가"라는 요구도 했다고 1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이 중국 사업가는 "북한 친척이 2010년에도 잠깐 투자 얘기를 꺼냈다가 아무 소리 없더니 요즘 다시 무역소리를 꺼낸다"고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와 같은 전화문의는 중국에 사는 다른 조선족들도 적지 않게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지린성에 사는 익명의 또 다른 조선족은 "경제 강국을 건설하는 조국(북한)에 투자를 좀 해달라"는 북한 친척의 막연한 부탁을 받고 "비록 투자 능력이 없어 만족한 대답은 해주지 못했지만, 북한 내부에서 뭔가 변화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중국인은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보다 좀 개방적으로 나오는 것 같다"면서 "지금 북한 상황은 1980년대 중국이 개방할 때 화교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중국 친척들이 나섰던 상황과 비슷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김정은 정권은 군수공장을 비롯한 국가기간산업 공장을 제외한 대부분 공장, 기업소들에 경영자율권을 위임하는 등 신경제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공장, 기업소들은 자체로 생산물을 만들고, 국내 판매와 해외 수출까지도 자체로 진행해 기업소의 실질 소득을 높이는 새로운 기업관리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또한 공장, 기업소에서는 필요한 사람을 기업소 자체로 채용할 수 있게 인력확충 범위도 넓어지게 되면서 중국의 투자자를 잡는 북한 근로자를 창구로 이용해 해외 진출의 문을 열어보겠다는 의도로도 파악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은 국가경제개발위원회를 발족하고, 북한 각도에 경제특구를 설치하는 등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국가차원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개발로 중국 정부차원의 대북투자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개별적인 친인척을 통한 외자 유치가 얼마나 이뤄질 지 전망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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