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야심차게 발표한 중앙과 지방의 경제개발구들이 4년이 지나도록 아직 단 한 건의 외국투자도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왜 그런지 김지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중앙과 지방의 24곳에 경제개발구를 신설하기로 결정한 것은 2013년 11월 21일입니다. 애초 중국 기업과 개인들의 투자를 유치해 운영할 목적이었는데 기대와는 달리 투자유치에 실패했습니다.
이와 관련 14일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최근 중앙에서 중국에 나와 있는 한국 기업들과 접촉할 데 대한 지시를 각 외화벌이기관들에 하달했다”며 “한국의 기업들을 경제개발구 투자에 적극 끌어들이라는 것이 지시의 내용”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안북도만 해도 청수관광개발구, 압록강경제개발구, 신의주 국제경제지대와 황금평, 위화도 경제지대가 있다”며 “그동안 중국인들을 상대로 경제개발구 투자유치 활동을 활발히 벌렸으나 끝내 실패하고 말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경제개발구 투자유치에 실패한 원인은 지금까지 북한에 투자한 중국인들이 입은 투자손실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며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정은 정권이 들어 선 후 북한에 진출한 중국기업과 개인들이 입은 피해는 매우 크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자신의 지인인 한 중국인은 우리나라(북한)에 인민폐 500만원을 투자했다가 한 푼도 건지지 못했다며 “김정은의 무리한 외화벌이 강요에 무역기관들이 투자자와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리고 사기협잡까지 하면서 중국기업들과 개인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16일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김정은이 장마당을 개방하는 ‘새 경제관리체계’를 내놓자 중국인들은 개혁개방의 신호로 착각하고 투자를 서둘렀다”며 “하지만 조선(북한)에 투자했다가 성공한 중국인을 찾아보기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인들의 거점인 나선경제특구만 봐도 사업을 접으려 해도 이미 투자한 돈이 아까워 사업을 접지 못하는 중국 상인들이 대다수”라며 “여기에 이집트 오라스콤의 투자실패도 중국인 투자자들이 더 이상 조선에 대한 관심을 끊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중앙의 간부들은 한국의 새 정부가 남북교류 활성화 차원에서 대북투자를 장려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며 “하지만 한국의 기업들이나 언론이 김정은 정권에서 중국인 투자자들을 어떻게 대했는지 잘 알고 있는데 대북투자에 관심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