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최근 대외 라디오 방송을 통한 특별경제구역 홍보 유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군사 도발과 인권 유린 등 정치적인 상황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미국의 경제전문가가 지적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의 해외 라디오 방송인 조선의 소리 방송(Voice of Korea)은 최근 라선을 비롯해 황금평, 신의주 등 10여 개 특별경제구역에 해외 기업가의 투자를 장려하는 동영상을 내보냈습니다.
조선의 소리 방송 :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에서는 경제개발구 개발 사업의 첫 공적으로서 법적 기틀을 마련하게 한 사업에 선차적인 힘을 넣고 있습니다.
미국의 북한전문 인터넷 매체 엔케이 뉴스(NK News)는 1일 인터넷에 올라온 이 동영상은 낮은 기업소득세율 등 해외 투자가들에게 유리한 법적 제도를 강조하며 대북 투자를 권장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의 기반시설에 투자할 경우 더욱 낮은 세율을 보장한다며 투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브래들리 뱁슨(Bradley Babson) 전 세계은행 고문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해외 투자가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정치와 경제의 안정이 모두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뱁슨 전 고문 : 매혹적인 투자 조건이 있다고 선전하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내부 갈등이 있고, 정권이 불안정하고, 젊은 지도자의 결정이나 행동에 일관성이 없고, 인권 유린과 군사적 도발이 계속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북 투자 환경은 아주 나쁜 것입니다.
뱁슨 전 고문은 북한이 국가경제개발위원회 주도로 특별경제구역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편, 이 같은 대북 투자에 나쁜 환경이 외부세계의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금강산에서 열린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 개발 투자 설명회도 해외 자본가들의 투자 위험에 대한 두려움을 씻어주지 못했다고 북한관광전문 고려여행사의 사이먼 코커럴 대표가 NK News에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은 라선 특별경제구역에서는 동북아시아전화통신회사가 인터넷과 인공위성을 통한 텔레비전 방송 그리고 국제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자랑하지만, 이 같은 조치는 기업 활동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요소에 불과하다는 설명입니다.
뱁슨 전 고문은 북한이 핵과 경제 병진 정책을 고수하는 한 출구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뱁슨 전 고문 : 최근 비핵화 6자회담의 한미일 3국 대표가 대북 압박 강화에 합의하고, 미국 의회에서 북한주민의 인권 증진 등을 위한 대북 제재 강화 법안 HR 757을 초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에 투자할 사람은 없습니다.
뱁슨 전 고문은 그러나 북한이 국제적 기준에 맞는 정치적, 경제적 제도를 채택한다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 등의 기술과 금융 지원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