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훈춘개발 대규모 투자…북 협조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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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당국이 북한과 국경을 맞댄 지린성 훈춘을 통해 낙후된 동북지역 개발을 꾀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지적입니다. 이 지역을 아시아의 무역 중심지로 육성하는 데 북한 나진항 이용 등 북한과 협력이 필수적이지만 북한이 신뢰할 만한 협력 상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조수민 인턴기자가 보도합니다.

낙후된 중국 동북지역의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중국 당국이 지린성 훈춘을 아시아의 무역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수백억 달러를 쏟아 붓고 있다고 프랑스 통신사 AFP가 22일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시진핑 중국 주석이 지난 16일 이례적으로 지린성 옌볜 조선족자치주 훈춘을 직접 찾아 경제 구조 조정과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원이 풍부한 훈춘이 북한 나선특구와 러시아 연해주와 직접 연결되는 지리적 이점을 가진 곳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지역에서 해상항로가 열리면 중국 남동부 산업단지는 물론 일본을 잇는 가장 짧은 교역로가 된다는 겁니다.

중국으로선 철도 등 육로를 통한 기존 운송방식에 비해 항로를 이용할 경우 시간과 거리, 비용 등을 대폭 줄일 수 있어 경제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동북지역의 풍부한 광물과 곡물, 목재 등 자원을 남동부 연안 공업지역으로 운송하는 주요 통로인 북한 나진항 활용이 관건입니다.

문제는 중국으로선 북한이 믿을 만한 사업 상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중국의 대북 사업가 피터 우씨는 이 매체에 자신이 북한과 투자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며 직접 겪은 경험담을 털어놨습니다.

그는 북한에 수출용 한방 음료 공장을 짓기 위해 일년 가까이 북한과 협상을 진행하면서 10만 위안(1만6천 달러)이 넘는 돈을 써야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과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줄 만한 성과는 전혀 없었다고 우씨는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은 무책임해서 그들과 사업하는 것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며 “몇 달의 협상기간에 아무런 말도 없다가 마침내 협상이 마무리될 때쯤 갑자기 모든 합의를 번복하곤 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협상을 시작해야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훈춘을 국제 무역중심으로 개발하려는 중국의 야심찬 꿈이 북한의 예측 불가능이라는 현실 앞에 흔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