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에 정착한 탈북 학생들이 부족한 영어실력으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김윤주 인턴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사회에 정착한 탈북 학생들이 취업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학생들에 비해 부족한 영어실력은 취업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지난 2월 발표한 ‘2014년 북한 이탈주민 실태 조사’에서 약 29퍼센트의 학생이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휴학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국 경기도에 있는 대학의 조리학과 졸업생인 이종진(가명)씨는 시험기간에는 다른 한국 학생들처럼 도서관에서 늦게까지 공부하고, 부족한 시간을 쪼개가며 노력해 한식, 양식 등 4가지 이상의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착실하게 취업을 준비해온 이씨지만 한국 학생들보다 늦게 시작한 영어에 부담감을 느껴왔습니다. 이씨는 지난해 어느 한 기업에 지원한 후 1차면접에서 고배를 마신 뒤 어학연수와 인턴십, 즉 실무현장경험 기회를 제공하는 한미취업연수프로그램 (WEST)을 통해 미국에 왔습니다.
하지만 모든 탈북 학생들이 이 인턴십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프로그램은 매년 두차례 연수생을 선발하는데, 한 기수 180명 중 탈북자는2명정도에 불과합니다.
이에 한국의 비영리단체와 교육기관이 탈북 학생의 취업을 돕고 있습니다. 남북하나재단은 탈북 대학생과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취업바우처카드 프로그램을 운영해1인당 약 900달러를 지원하며 영어와 컴퓨터, 그리고 전공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한국 파고다 영어학원은 우양재단과 협력해 매 달 최대 100명의 탈북 학생에게 학원비의 70%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양재단관계자: 매월 100명 가까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양재단 관계자는 “탈북학생들이 수업내용을 어려워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탈북자인 전희선 (가명)씨는 올 초 서울에 있는 한 대학의 유아교육과를 졸업한 뒤 취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탈북자 전희선씨: 교회에서도 유치부 선교사로 경험을 쌓고 방학 중 일할 때에도 어린이 집이나 유치원에서 일하려고 했으며, 현장경험을 많이 접할 수 있으니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전씨는 졸업 후 유치원 교사 외에 다른 직업을 생각하다 컴퓨터 자격증을 따고 영어실력을 높이기 위해 학원에 등록했습니다.
전씨는 “대학에서 교양수업을 들을 때도 영어가 큰 어려움이었고 영어가 무섭고 두려웠지만 지금은 어떻게든 해내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남북 하나재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탈북자 고용률은 53.1퍼센트로 나타나 전년도 52.4퍼센트에서 조금 높아졌습니다.
탈북자들의 고용률이 증가하긴 했지만 2014년 한국인 고용률60.2%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 고려대학교에서는 올해 안에 탈북 학생100명을 대상으로 직업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며, 내년까지 200명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