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완제품 북에서 유통

앵커 : 지난달 남한기업이 개성공단에서 철수하면서 그대로 남겨두고 온 완제품이 북한 장마당에서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양 주민 소식통은 개성공단에서 철수한 남한 기업이 남겨두고 간 완제품들이 북한내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판매되는 것을 직접 목격한 개성공단 물건으로는 양말과 신발 등 몇 가지가 있지만 그 외에도 많은 물건들이 전국에서 팔리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내가 잘 아는 개성달리기 장사꾼 창고에는 개성공단에서 만든 고급 여성 구두가 가득 쌓여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개성공단에서 만든 신발은 장마당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고급 구두이기 때문에 개성공단 제품임을 금방 알 수 있다”면서 “이런 구두라면 북한에서 최소 50달라는 주어야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주민 소식통은 “현재 ‘개성달리기(장사꾼)’들이 폐쇄된 개성공단에 계속 드나들고 있다”면서 “이것은 개성공단에서 완제품들이 유출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개성공단은 북한 군부대가 철저히 지키고 있는데 어떻게 제품을 유출할 수 있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소식통은 “그게 다 군부대가 조직적으로 돈주들에게 물건을 팔아먹고 있다는 얘기 아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이미 예견된 일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시작된 것 같다”며 “북한도 개성공단에 남한기업이 다시 돌아와 정상화 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남한의 개성공단 기업들로 구성된 ‘개성공단비대위’는 개성공단에 남겨 두고 온 완제품과 원부자재들을 가져 오기 위해서 남한 정부에 방북 신청을 하겠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한 정부가 이들의 방북을 승인할 가능성도 희박하지만 남한기업이 개성공단에 찾아간다 해도 완제품은 이미 대부분 사라졌을 것이라는 게 소식통들이 전하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