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공동 브랜드로 판로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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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개성공업지구 입주 기업 가운데 최근 일부 기업들이 안정적인 생산 활동을 위해 공동의 상표를 만들어 판로 개척에 나섰습니다. 이들의 새로운 도전에 남한의 백화점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2일 인천의 한 백화점에서 개성공업지구 입주 기업 상품전이 열렸습니다.

의류와 신발, 그릇과 화장품까지 갖가지 제품들이 나왔는데 소비자들로부터 합격점을 받았습니다.

소비자 : 여러 군데서 바지 좀 샀어요. 가격에 비해서 옷이 아주 좋아요.

과거 개성공업지구 입주 기업의 경우 자체 상표가 없어 대부분 대기업 상표를 달고 나왔지만, 최근 들어 자체 상표를 만들어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의류업체 7곳이 얼마 전 시스브로(SISBRO)라는 자체 상표를 만들었습니다.

시스브로는 시스터(Sister)와 브라더(Brother)의 합성어로 남과 북은 한 민족 ‘형제자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시스브로 상표가 대중에 첫선을 보인 것은 지난 4월 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주최한 박람회 행사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개성공단기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13일 전화통화에서 “개성공업지구 입주 기업 중 의류 관련 기업이 80여 곳에 달한다”며 “앞으로 시스브로에 참여할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개성공업지구에는 123개 기업이 입주해 있습니다.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세 업체입니다.

거래처로부터 주문을 받고 거기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런 주문자상표 부착 생산을 흔히 영어로 OEM 방식이라고 하는데요.

이 경우 주문자의 허락 없이 제품을 마음대로 시장에 내다 팔 수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들 영세기업은 늘 대기업의 눈치를 봐야 하고, 대기업이 생산 업체를 다른 곳으로 옮기면 공장 가동이 멈추게 되는 일이 벌어집니다.

지난해 개성공업지구의 잠정 폐쇄로 떠났던 대기업 중에는 다시 돌아오지 않아 일부 기업들은 사업을 접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