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기업들이 개성공단에서 철수하면서 남겨둔 완제품이 북한의 장마당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개성공단이 멈춰선지 두 달 가까이 되면서 남한기업이 철수 할 때 북한당국이 반출을 금지해 그대로 남겨놓은 완제품들이 북한 장마당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우려하던 일이 현실로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신의주의 한 주민 소식통은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장마당에서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다”면서 “신의주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개성공단 제품이 장마당에 나돌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주민은“이 완제품들은 공단이 있는 개성 인근에서는 유통되지 않고 멀리 떨어진 북부 지역에서만 유통된다고 들었다”면서 “개성지역에서 유통될 경우 공단제품이란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자신이 직접 확인한 것은 주로 의류 제품이지만 의류 외에 다른 제품들도 유출되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 제품들이 개성공단에서 생산되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 주민은 “제품에 상표가 붙어있지 않아도 북한사람들은 중국산인지 남조선 제품인지를 금방 알아차린다”고 강조했습니다.
개성공단 가동이 멈춘 뒤 봉제공장에서 발생한 자투리 섬유가 중국의 재활용 업자에게 밀매되고 있는 사실을 전했던 중국의 한 대북소식통은“최근 북한 장마당에서 개성공단 완제품들이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은 주민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의 또 다른 대북소식통은 “개성공단 정상화 등을 위한 남북 당국자 회담이 열리게 되어있는 최근에 이 같은 소식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공단의 원자재와 완제품 유출 가능성에 대해 얘기했지만 ‘설마’ 했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 같아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남북경협에 참가했던 남한의 한 기업인은 “현재 진행중인 남북 당국자 회담이 원만히 진행되어 개성공단이 재가동 될 경우 유출된 완제품의 양이 많다면 남한 기업들과 공단 경비를 맡고 있는 북한 당국자들 사이에 심각한 분쟁으로 번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