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개성공업지구 입주 기업들이 공업지구 정상화를 위한 적절한 조치가 다음 달 3일까지 없을 경우 '중대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공업지구 공장에 있는 설비와 기계는 습기가 많은 장마철에 취약합니다.
장마철 습기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하루라도 빨리 공업지구로 들어가 설비를 점검해야 합니다.
입주 기업인 : 개성공단 기계 설비는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폐품이 될 수밖에 없는 아주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계속되는 방북 무산에 유감의 뜻을 표명했지만, 남북 양측은 사태의 책임을 서로 떠넘기면서 원칙만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회담이 열려 정상화될 때까지 기다리라는 겁니다.
결국, 참다못한 개성공업지구 입주 기업들은 2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기계 설비 점검 인력의 방북을 즉시 승인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를 위해 우선 “남북 간의 군 통신선이 복원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업인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대 결단’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남북 당국이 가동 중단 3개월째인 7월 3일까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공업지구를 정상화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이 같은 결단을 내리겠다는 겁니다.
그러나 ‘중대 결단’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입주 기업들의 이날 ‘중대 결단’을 놓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개성공단근로자협의회 이임동 간사는 “남북 양측에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본다”며 “최악의 경우 입주 기업들이 먼저 공장 폐쇄를 선언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임동 : 중대 결정이 뭐가 있겠어요. 앞으로 거기서 사업 안 하겠다는 거죠.
또 일부에선 입주 기업들의 중대 조치 언급이 오히려 북한을 자극해 사태 해결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입주 기업인은 “폐쇄 이후 대비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남북이 50년간 합의한 투자보장이 확고하게 지켜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