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중단의 또 다른 피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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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개성공단의 가동중지로 인해 공단에 입주해있던 한국기업과 공단에서 일하던 북한 근로자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외에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이유 때문인지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개성공단 사정에 밝은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개성공단이 가동을 중지하면서 공단의 북한근로자들을 상대로 장사를 해오던 북한상인들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개성공단이 있는 황해남도 지역은 물론이고 평양지역까지도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5만 명이 넘는 근로자들을 상대로 장사를 해서 생계를 유지하던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면서 “공단이 멈춰선 이후 이들이 먹고 살길도 막연해졌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지역 주민들에 비해 비교적 많은 임금을 받던 개성공단 근로자들은 구매력이 높아 이들을 상대로 평양이나 평성 등지에서까지 공단 근로자들이 살고 있는 개성을 오가며 장사를 하는 일명 ‘달리기 장사꾼’들이 많았다는 겁니다.

이들은 주로 중국에서 들여온 쌀을 비롯한 식량과 생활용품들을 개성에 가져다 팔고 또 초코파이 같은 공단에서 흘러나온 남한 물건들을 평양지역 등 내륙 깊숙한 곳까지 유통시키던 사람들인데 공단이 멈춰 서면서 이들의 생계터전도 함께 사라졌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또 “개성공단이 문을 닫으면서 근로자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바람에 이들에게 외상으로 물건을 주었던 상인들이 돈 받을 길이 없어 발을 구르고 있다”고 전하면서 “아마도 그 돈은 고스란히 떼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황해남도 사리원 주민 김 모 씨는 최근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아내가 개성을 오가며 개성공단에서 흘러나온 물건을 받아 장사를 해 생계를 유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 씨는 또 “공단이 있는 개성시의 경우 외지에서 온 공단 근로자들로부터 동거비(월세)를 받아 생계에 보태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던 남한 기업들은 내달 3일까지 방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완전 폐업하겠다고 선언한 마당이어서 개성공단의 재가동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