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개성공업지구 북측 근로자 임금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공동위원회 회의가 지난 16일 열렸지만,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헤어졌습니다. 헤어질 때 언제 다시 회의를 열자는 말도 없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번 남북공동위원회 회의도 마라톤 회담였습니다. 16일 오전 10시에 시작해 이날 밤 10시 넘어서까지 진행됐습니다. 모두 5차례 걸쳐 접촉을 시도했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회의는 그동안 논의가 중단됐던 사안들을 중심으로 이뤄졌습니다. 특히 북측 근로자 임금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졌습니다. 또한 통행, 통신, 통관 등 3통 문제도 협의됐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입니다.
임금 문제에 대해 남측은 “남북 간의 합의에 기초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반면, 북측은 “주권사항인 만큼 남측과 협의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3통 문제에 대해서도 남측은 “개성공업지구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해선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지만, 북측은 “5.24 조치가 먼저 해제돼야 한다”며 구체적인 논의를 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상민 남측 수석대표 : (북측이) 임금문제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3통문제 등 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 논의를 회피하는 등 성의 없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남측은 회의가 끝날 무렵 “하루속히 차기 회의를 열자”고 제안했지만, 북측은 “임금 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주장해 차기 회의 일정도 잡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박철수 북측 수석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남측 기자들에게 남북공동위원회의 무용성을 제기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박철수 북측 수석대표 : 공동위원회 정말 불필요한 기구라는 것을 오늘 신중하게 느꼈습니다."
이에 대해 남측의 통일부는 17일 오전 정례회견에서 남북공동위원회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나아가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공단으로서 필요한 여러 가지 제도를 만드는 데 공동위가 필요한 것입니다. 박철수 대표도 그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화풀이로서 그렇게 얘기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북측의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보이지는 않습니다.
한편, 북측은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6차 회의와 관련해 합의 불발 사실을 거론하지 않은 채 짤막하게 보도했습니다. 특히 남측에 대한 불만이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해서도 일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