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무역대표부 개성공단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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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한 주재 러시아 무역대표부 관계자들이 4일 개성공단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통일부는 "러시아 기업의 개성공단 투자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경제 협력이 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무역대표부 관계자들이 개성공단을 방문할 계획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남한의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3일 “주한 러시아 무역대표부 대표 및 무역 전문가 등 9명이 4일 개성공단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이번 방문은 개성공단 현황을 파악하고 러시아 기업의 개성공단 투자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오전 10시경 방북해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정수장 등 기반 시설을 둘러본 뒤 오후 4시경 서울로 돌아갈 계획입니다.

관심의 초점은 러시아측 관계자들의 이번 개성공단 방문이 최근 눈에 띄게 늘고 있는 북한과 러시아의 경제 협력과 어떤 관련성을 갖고 있느냐는 점입니다.

통일부는 “구체적인 연관 관계에 대해서는 정확히 말하기 곤란하다”면서도 “일반적인” 관심의 표명 정도라고 평가해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 러시아 기업이 그동안 쭉 개성공단 투자 의향을 밝히고 있으나 아직도 사업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은 그런 기업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일반적으로 외국 기업들이 개성공단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러시아측의 개성공단에 대한 관심은 남측 당국의 해석대로 “일반적”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경제협력 관계는 괄목할 성장을 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서울에 있는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구소련 붕괴 이후 약화했던 북한과 러시아의 경협은 교역뿐 아니라 교통과 물류, 에너지 등 다방면에 걸쳐 급속히 확대”되고 있습니다.

실제 양국 교역량은 2012년 7천600만 달러에서 2013년 1억 400만 달러로 37%가량 증가했습니다.

한편, 북측은 지난해 9월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기 위해 공단의 “국제화” 등에 합의했고, 이후 독일, 러시아, 중국 등 해외 기업의 관계자들이 개성공단을 방문했지만 아직 생산기업 형태로 진출한 외국 기업은 없는 상태입니다.

지난 6월 독일 업체인 ‘그로츠 베커르트’가 개성공단 내에서 ‘영업소’를 낸 적은 있지만, 이 업체는 직접 물품을 생산하는 게 아니라 신발이나 옷을 만드는 업체에 바늘을 판매하는 소매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남한 정부는 북측이 남북관계나 정치군사적인 이유를 들어 개성공단을 일방적으로 폐쇄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개성공단에 국제적 기준과 규범이 적용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외국 기업을 유치해 개성공단을 국제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지난해 3월 북측은 한미 군사훈련 등을 이유로 “남북관계가 전시상황에 돌입했다”고 주장하며 개성공단 폐쇄를 위협했고, 4월 3일부터 공단은 실제로 폐쇄됐다가 남북 당국간 협의를 거쳐 133일만에 정상화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