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근로자에 추석 선물 주지 못해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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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추석을 앞둔 개성공업지구 입주 기업들은 그동안 조업 중단으로 인한 경영 악화로 올해는 북측 근로자들에게 추석 선물을 주지 못하게 됐다며 미안함을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반도 민속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있지만 입주 기업들은 개성공업지구 정상화를 위해 설비 보수와 공장 시험 가동 등으로 쉴 틈이 없습니다.

몇몇 기업들은 재가동 첫날인 16일부터 생산 활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재가동을 해도 주문 물량이 적어서 정상적인 가동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박용만 녹색섬유 대표 : 지금 들어오는 주문들은 긴급하게 해야 하는 소량 품목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익성이 있다기보다는 테스트 성격이 짙습니다.

한국에서는 보통 추석 당일을 포함해 추석 전날인 18일과 다음 날인 20일에도 쉽니다.

공장의 빠른 복구를 위해 일부 기업들은 추석 당일에도 남측 직원들이 남아 일을 할 계획입니다.

북측 근로자들도 추석을 제외하고 18일과 20일에 정상적으로 출근합니다.

예년 같으면 입주 기업들이 추석을 앞두고 북측 근로자들에게 떡이나 기름, 초코파이 등 추석 선물을 제공했지만 올해는 대부분이 추석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옥성석 나인모드 대표 : 선물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더니 회사가 어려운데 어떻게 하겠느냐며 북측 근로자들도 괜찮다 그랬습니다.

이런 가운데 입주 기업들은 최근 한국 정부로부터 공업지구 가동 중단으로 기업들에 지급했던 경협보험금을 다시 내놓으라는 공문을 받았습니다.

규정상으로는 재가동 시점부터 한 달 뒤까지 반환해야 하기 때문에 10월 15일까지 보험금을 다시 내야 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보험금을 은행 이자와 운영 자금으로 쓴 기업들은 대부분 상환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재권 개성공단 정상화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언론 보도자료에서 “경영 위기에 직면한 입주 기업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정부가 경협보험금 상환을 유예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정부로부터 경협보험금을 받은 입주 기업은 총 46개 업체이며, 이들 업체가 수령한 금액은 미화로 1억4천만 달러 규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