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신뢰도 하락 불가피”

0:00 / 0:00

앵커 : 개성공업지구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한 또 다른 시험대로 여겨졌던 외국기업 투자설명회가 결국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비록 남북의 협의로 연기됐지만, 공업지구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남한의 개성공업지구 공동 투자설명회 연기 제안을 수용했습니다.

북한은 15일 오전 개성공업지구 남북공동위원회 사무처를 통해 “지금과 같은 때에 투자설명회를 여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한국 정부가 지난 11일 북측에 개최 연기를 통보한 데 대한 답변입니다.

당초 남북은 오는 31일 개성공업지구에서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공동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고, 공업지구의 국제화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었습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 : 투자설명회 여건이 마련되지 않음에 따라서 투자설명회 일정을 연기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개성공업지구 국제화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재가동 이후 외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독일 기업이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냈지만, 결국 투자설명회가 무산돼 물거품이 됐습니다.

이번에 투자설명회가 무산된 것은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되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최윤철 북한전략센터 사무국장 : 남북이 협의 하에 투자설명회가 연기됐지만 개성공업지구에 대한 외국인들의 신뢰는 이미 추락했다고 봐야죠.

문제는 이것 말고도 또 있습니다.

지난달 11일 남북공동위원회 2차 회의에서 합의했던 통행, 통신, 통관 등 3통 문제 개선도 북한의 소극적인 자세로 현재는 논의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남측 인원들의 신변안전을 위해 출입체류합의서 부속합의서의 문안도 협의 중이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습니다.

남북공동위원회 산하 사무처가 설치된 게 그나마 위안거리인데, 벌써부터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박근혜 정부가 줄곧 강조했던 ‘신뢰’와 ‘원칙’에도 맞지가 않아 이에 따른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 북한이 개성공단 가동 재개까지는 우리 측에 어느 정도 호응을 했지만, 일단 공단이 재개되고 나니까 딴전을 부리고 있습니다.

한편, 개성공단기업협회는 15일 긴급회의를 열고 호소문을 발표했습니다.

기업협회는 호소문에서 “개성공업지구가 재가동되었지만 남북 당국이 합의한 사항들에 대한 논의의 진척이 없어 이탈했던 거래처들이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남북 당국은 하루빨리 기업들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의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