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매각 기업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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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경영난에 허덕이던 개성공업지구 입주 업체 2곳이 공장을 매각하고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공업지구에서 공장 시설을 매각하겠다는 입주 기업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섬유업체 1곳은 이미 매각했고, 전자업체 1곳도 매각을 결정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9월 16일 공업지구가 재가동됐지만, 가동률이 50% 안팎에 머물고 시간이 흘러도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자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해 매각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입주기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5일 전화통화에서 “2개 업체가 공업지구 내 법인 자산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지급 받은 경협보험금도 이미 반납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 업체는 조만간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와 통일부에 매각과 관련된 정식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관계자는 “5.24조치로 신규투자는 규제하고 있지만, 이미 투자된 자본의 소유권 변경은 승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개성공업지구법 부동산 규정에는 공업지구에 건물 소유권을 등록한 사람은 이용기간 동안 제한 없이 양도, 임대, 저당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김규철 남북포럼 대표 : 남북 간의 경색국면이 장기화되면서 그로 인해 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매각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또 공업지구 내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한 한 섬유업체는 아예 폐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밖에도 토지만 분양받고 공장을 세우지 않은 업체 7곳도 사업 추진 계획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입주 기업들이 겪는 가장 큰 애로는 통행, 통신, 통관 등 3통 문제입니다. 특히 인터넷과 손전화가 안 돼 해외 업무를 전혀 볼 수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개성공업지구에서 한국 기업과 합작 투자를 모색했던 외국 기업들도 통신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최근 투자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공업지구에 출근하는 북한 근로자는 4만여 명으로 가동 중단 전 최고 5만 3천 명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업 사정으로 공장을 가동하지 못 하고 있는 입주 기업들은 11월부터 출근을 못 하고 있는 북측 근로자들에게 기본급의 60%인 약 40달러를 매달 생활보조금으로 지급하게 되어 있어

해당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