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 금강산관광 여객선 유치를 위한 투자 공고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전 세계 국가들이 북한에 투자하는 것을 꺼리는 상황에서 외국 기업의 여객선 투자 유치는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최근 인터넷 웹사이트 ‘금강산’에 ‘관광 여객선 투자 안내서’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습니다.
안내서에 따르면 북한 금강산국제관광특구개발총회사는 금강산 고성항에 정박할 수 있는 2만∼3만 톤급 관광 여객선을 유치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외국 단독기업이나 북한과의 합영 기업이 10년간 미화 1천만 내지 2천만 달러를 투자하면 운항하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안내서에는 여객선의 이동범위가 ‘블라디보스토크-나선-원산-금강산’과 ‘동남아시아-금강산-원산’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심지어 북한은 관광객을 위한 시설로 “카지노업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자본주의 도박시설인 카지노를 과감히 수용한 것은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로 외화난에 봉착했기 때문”이라고 대북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되고 있어 외국 기업이 선뜻 투자에 나서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김규철 남북포럼 대표: 남한으로부터 관광객 유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일 텐데요. 그러나 지금과 같은 대북제재 속에서는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남한 정부는 북한이 금강산관광 여객선 유치 공고를 낸 데 대해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돌리려는 의도”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2000년대 중반에도 나진항을 거점으로 금강산까지 운항하는 카지노선을 운영한 적이 있었지만 관광객이 모여들지 않아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1998년 남한의 현대그룹에 의해 시작된 금강산관광 사업은 2008년 7월 북한 초병에 의해 한국인 관광객이 사망하면서 중단됐습니다. 이후 북한은 금강산관광 재개를 희망했지만 남한 정부의 반대로 실현되지 못했습니다.